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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째… 金 가는 곳 피해 다니는 文

입력 | 2016-03-30 03:00:00

[총선 D-14/술렁이는 야권]文 측, 金 일정 확인한뒤 움직여
‘같이 다니면 분란 가중’ 판단한듯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의 선거 지원 동선이 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양측이 의식적으로 일정이 겹치는 것을 피하면서 22일 문 전 대표가 김 대표의 사퇴를 만류하기 위해 상경한 이후 일주일째 ‘따로 행보’다.

김 대표는 29일 야권의 열세 지역인 부산경남(PK) 지역을 찾아 ‘경제심판론’으로 포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더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울산 국회의원 후보자 연석회의’에 참석해 “부산과 울산의 경제가 활기를 잃고 있다”며 “왜 이런 현상이 생기겠느냐. 부산과 울산을 대변하는 여당 일색의 의원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문 전 대표는 충남 지역 후보 지원 활동에 나섰다. 전날은 김 대표가 충청권을 찾았다. 문 전 대표는 ‘충청대망론’에 대한 충청권의 밑바닥 정서를 적극 공략했다. 그는 이날 오후 충남 홍성-예산에 출마한 강희권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충청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많이 만들어 주셔야 안희정 충남지사가 밖에 나가서 힘을 쓴다”고 했다. 또 “안희정의 시대가 바로 내년이 될지, 그 다음이 될지는 알 수는 없지만 혼자서는 안 된다. 같이할 수 있는 장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가 내년 대선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 측은 일정을 짜기 전에 김 대표 측의 일정부터 먼저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함께할 경우 관심이 분산되면서 괜한 분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 측은 문 전 대표의 ‘나 홀로 지원 행보’에 말을 아끼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선 불편한 기류도 감지된다. 당 관계자는 “선거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당 대표도 선대위 전략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데 문 전 대표의 독자 행보가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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