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3]1997년생 ‘나의 첫 투표’
‘불운-내리막’ 등 부정적 단어 많아… ‘개혁-꿈꾸는’ 등 극복의지 보이기도
불운한 내리막 세대 혹은 기적을 만드는 극복 세대. 첫 투표를 앞둔 1997년생 100명은 스스로를 이렇게 이름 붙였다. 저성장 흐름 속에서 앞으로 마주칠 취업난이 두렵긴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활로를 찾겠다는 새내기 대학생들의 의지가 엿보인다.
‘나는 ○○ 세대’라는 주관식 답변에서 60%가 불운, 내리막, 고난, 미생(未生) 같은 부정적인 단어를 얘기했다. 월세 세대라고 말한 중앙대 박모 씨는 “요즘 월세가 대세라고 하는데 앞으로 월세라는 주거 형태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작년부터 유행했던 ‘수저론’과도 통하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잘사는 사람은 갈수록 편하게, 가난한 사람은 갈수록 힘들게 사는 사회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1997년생들은 폭풍 속 세대, 끌려 가고 있다는 뜻의 썰매 세대 같은 단어도 골랐다. 이 밖에 고립, 절망, 아픈, 불쌍한, 비보호 등도 나왔다.
1997년생이 전체적으로 우울한 현실 속에서도 그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은 ‘연어 세대’라는 말이 잘 보여준다. 성신여대 김규리 씨는 “알을 낳기 위해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와 비슷하다”라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앞으로 연어가 알을 낳는 것처럼 꿈을 이루는 세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긍정적 부정적으로 분류할 수 없는 응답도 꽤 많았다. 그중에는 학창 시절 다양한 일을 겪었기 때문인지 다사다난 세대, 롤러코스터 세대 등이 포함돼 있었다.
김도형 dodo@donga.com·강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