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강남구, 이번엔 주차 갈등
하지만 이르면 내년부터 탄천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건설을 중심으로 하는 서울시의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탄천주차장이 폐쇄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현대차가 내놓을 공공기여금 1조7491억 원 중 일부를 활용해 탄천주차장을 없애고 시민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탄천주차장은 버스 등 대형차 119대와 일반 승용차 877대 등 총 996대를 수용할 수 있다. 강남구의 전체 공영주차장은 총 5870대 규모. 탄천주차장이 사라지면 전체 공영주차장의 17%가 사라지는 셈이다. 강남구는 탄천주차장 폐쇄 후 강남 전역의 불법 주정차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강남구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와 아셈로 지하, 경기고 앞 지하 등을 대체 주차장으로 활용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교통이 혼잡한 강남의 승용차 통행량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아예 주차장을 없애야 한다고 보고 있다.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영동대로 지하에 조성하는 고속철도(KTX),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6개 철도망 사업과 맞물려 강남의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겠다는 의도다. 그 대신 관광버스를 위한 100대 규모의 주차장 설립은 검토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대차 부지에 들어서는 건물에만 3500대 규모의 주차공간이 있다”며 “공영주차장을 추가로 짓는 건 강남의 교통 혼잡도를 낮추려는 서울시의 정책과 어긋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남구는 이것만으론 주차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경제학과)는 “주차장을 강제로 없애는 방식으로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는 정책은 시민 불편만 초래해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며 “공공기여금의 목적이 교통시설 등 공익 인프라를 위한 것인 만큼 주차장 대체시설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