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란 그룹’ 관광단 4500명 방문… 객실 모자라 부천 등 숙소 분산 부평구 중소업체 ‘호치킨’ 치맥 공수… 유커들 “나도 전지현처럼…” 환호
“치맥파티 끝내줘요” 지난달 28일 인천 중구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중국인 관광객 4500명이 참석한 초유의 치맥 파티에 최고의 식감을 유지한 호치킨의 튀김 닭과 오븐구이 닭 3000마리가 공급됐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중국 아오란(奧藍·AURANCE)그룹의 ‘인센티브 관광단’에 뽑힌 우수 직원 6000명 중 인천에 도착한 4500명이 참석했던 지난달 28일 저녁 중구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의 치맥(치킨과 맥주) 파티는 이번 관광특수의 백미로 꼽힌다.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주인공 전지현이 즐겨 먹던 치맥 체험을 위해 관광단이 더 모집됐다는 후문이다.
인해(人海)의 물결로 넘쳐났던 월미도 거리에서는 ‘옥수수 콘 지팡이’에 담긴 아이스크림, ‘해풍(海風) 김’ 등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파티에 앞서 탁자와 의자를 설치한 500m 거리 입구의 야외 해수 족욕탕에선 중국인 관광객들이 뜨거운 물에 맨발을 담그고 땀을 흘려보는 이색 체험을 즐기기도 했다.
여행사는 국내 유명 치킨점과 맛을 비교한 뒤 호치킨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4500명에게 캔 맥주 1개와 닭튀김 한두 점씩 공급해 치맥 파티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파티 3일 전 중소업체인 호치킨 측이 ‘통 큰’ 무상 제공을 제안해 풍성한 음식이 식탁에 오르게 됐다.
회사 측은 당초 1100마리 정도 공급을 요청받았던 튀김 닭을 1500마리로 늘리고, 이와 별도로 오븐구이 닭 1500마리를 추가했다. 오븐구이 닭은 밥과 매운 소스에 비벼 먹는 식사 대용으로 개발 중인 ‘치밥’이라는 신메뉴였는데, 월미도 치맥축제 때 첫선을 보였다. 김지환 호치킨 대표(35)는 “500명 안팎의 단체주문을 여러 번 받았지만 이처럼 대규모는 처음이었다. 중국에서 온 귀한 손님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푸짐한 상차림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닭튀김 공수작전은 전례 없이 특별했다. 50개 전 점포에서는 튀김 직전 하루 숙성 과정을 거치기 위해 생닭을 냉장고에 가득 넣어두었고 행사 당일 오전부터 튀김 요리를 시작했다. 뜨거운 음식을 종이포장지에 담을 경우 눅눅해지기 때문에 닭을 튀기자마자 선풍기 바람에 곧바로 냉각하는 기법을 처음 적용했다. 회사 측은 이를 위해 음식 냉각용 선풍기 100대를 새로 구입해 각 점포에 2대씩 나눠줬다. 습기를 피하기 위해 냉장트럭이 아닌 승용차 20여 대를 동원해 배달했다. 이런 정성으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들은 “식은 닭튀김이었지만 뜨거웠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식감이었다”고 반응했다.
박현수 인천시 대변인은 “‘별 그대’ 탐방의 정점이었던 치맥 파티에 무상 협찬을 하면서도 최고의 맛을 선사한 호치킨이 중국인 관광객 유치의 숨은 공로자”라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