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2/수도권 혼전]
4·13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31일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온 자기 경고의 메시지다. 19대 총선 당시 수도권에서 2위와의 득표율 격차를 15%포인트 이상 내며 대승한 지역들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접전을 벌이는 곳이 많다. 이른바 수도권 야당 텃밭이라 할 수 있는 곳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접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 일여다야+‘후보 피로도’
정치1번지 종로 여야 유세전 4·13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1일 서울 종로구 동묘역 인근에서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나란히 서서 피켓을 든 채 유세전을 벌이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9대 총선에서 더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을 포함해 야권이 차지한 수도권 68석(당시 전체 112석) 중 15%포인트 이상의 득표율 차로 낙승한 지역은 서울 5곳, 인천 1곳, 경기 7곳으로 모두 13곳이다. 이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가 실시된 지역 6곳에서 경기 화성을을 제외한 5곳이 오차범위 내 접전이거나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광진을도 비슷하다. 더민주당 4선 의원인 추미애 후보는 직전 총선에서 16.2%포인트 차로 이겼다. 그러나 이날 같은 조사에서는 새누리당 정준길 후보에게 0.2%포인트 앞서는 걸로 나왔다. 국민의당 후보가 가져간 8.6%를 감안해도 8%포인트 가까이 격차가 줄어든 셈이다.
서울 노원병은 19대 때 야권연대 결과로 당시 통합진보당 노회찬 후보가 17.6%포인트 차로 낙승했다. 2013년 4·24보궐선거 때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현 국민의당)가 27.7%포인트 차로 이겼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SBS 조사에서 국민의당 안 후보와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의 격차는 5.3%포인트였다. 더민주당과 정의당 후보의 지지율을 합친 17.1%포인트를 감안해도 4·24보선 때 득표율 차에 미치지 못한다. 역시 19대 때와 후보가 바뀌긴 했지만 경기 수원정도 마찬가지다. 더민주당 현역 의원인 박광온 후보와 새누리당 박수영 후보의 격차(3월 13일 경기일보)는 2.4%포인트. 19대 때 더민주당 김진표 후보의 22.1%포인트와는 큰 차이다.
이런 결과는 우선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을 모두 더해도 19대 총선 때 득표율에 못 미치는 지역은 다른 요인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제와 전략 그룹 더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다선 의원에 대한 지역 유권자의 피로도가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윤 실장은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더딘 상황에서 ‘박근혜 심판론’도 바람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초접전 양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86그룹도 ‘백병전’
더민주당 현역 86그룹(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 운동권)도 상당수가 고전하고 있다.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이인영(서울 구로갑) 등 10여 명의 현역 86그룹 후보 중 절반 이상이 접전을 치르고 있다는 게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