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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홍수용]돈키호테 주진형의 막말

입력 | 2016-04-01 03:00:00


증권업계에서 ‘돈키호테’ ‘미스터 쓴소리’로 통한 주진형 더불어민주당 국민경제상황실 대변인은 김종인 대표의 권유로 정계에 투신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미국 존스홉킨스 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증권가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은사인 정운찬 전 총리 소개로 김 대표와 인연을 맺는다. 2013년 한화투자증권 사장에 취임한 뒤 구조조정 차원에서 직원 21%를 내보낸 논쟁적 인물이다.

▷증권사의 배를 불리는 고수익 단타투자를 막기 위해 성과급제도를 폐지하는 개혁가의 면모도 보였다. 이해하기 쉬운 리포트를 쓰기 위해 사내 편집국을 설치하는 등 고객과의 소통도 중시했다. 그러나 안하무인(眼下無人)의 독선적 경영을 한다는 비판도 거셌다. 지난해 9월 임기 6개월을 남기고 한화그룹이 후임자를 내정해 오너와의 불화설이 나돌았다.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전산회사 한화S&C와의 거래를 거부하고 삼성물산 합병 당시 유일하게 반대보고서를 낸 탓이라는 뒷말도 나왔다.

▷주 대변인이 70대인 강봉균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에게 막말을 했다. “집에 앉은 노인을 불러다가…” “이상한 분은 아닌데 노년에 조금 안타깝다” 운운한 노인 폄훼성 발언이다. 최근 페이스북에 “더민주당은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질타하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바른말과 인격모독성 막말은 구별해야 한다. 더욱이 김 대표가 76세로 강 위원장보다 네 살 많다. 그런데도 철없는 발언을 한 것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정동영 전 의원은 17대 총선 때 “60, 70대 노인분들은 투표 안 하고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했다. 이 발언으로 ‘노인 폄훼 원조 정치인’으로 지금도 눈총을 받고 있다. 19대 총선 때는 김용민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가 “노인네들이 시청에서 시위 못 하도록 하려면 시청역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대 박원호 교수에 따르면 야당 후보 지지자의 32%가 이 막말 파문 때문에 지지를 철회했다고 한다. 원래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일으키는 법이다.




홍수용 논설위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