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투표용지 인쇄 시작 앞두고… 야권 후보단일화 신경전 치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간 단일화 설전이 가열되고 있다. 후보 단일화를 위한 1차 시한으로 여겨지는 4일(투표용지 인쇄일)이 임박하면서 감정싸움 양상마저 띠고 있다.
31일 공식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문 전 대표와 안 대표는 유세 현장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관심은 여전히 후보 단일화에 집중됐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역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를 향해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아 역사에 죄를 짓는다고 여긴다면 오히려 (더민주당이) 확장성 있는 국민의당 후보에게 양보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전날(30일) 문 전 대표가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단일화가 늦어지는 것은 안 대표 아집 때문”이라고 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안 대표는 작심한 듯 서울 상계동 수락산역 인근 유세 현장에서도 “정말로 그렇게 (야권 단일화를) 바란다면 더민주당 후보를 먼저 정리하는 게 순서”라며 문 전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이런 ‘고공전’과 달리 양당 후보들의 단일화 움직임은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강서병 선거구에 출마한 더민주당 한정애 후보와 국민의당 김성호 후보는 이날 단일화에 합의했다. 단일화 방식과 시기 등은 재야 원로들이 참여하고 있는 ‘다시민주주의포럼’(공동대표 한완상 함세웅 이만열)에 일임했다.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정호준 의원은 더민주당 이지수 후보를 향해 단일화를 촉구하며 이날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한편 수도권 연대를 주장하다 무산 책임 차원에서 불출마를 택한 국민의당 김한길 의원은 이번 주말부터 호남 유세에 나서며 문 전 대표와 새누리당 비판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길진균 leon@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