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주-연안-평강-금강산서 전파 쏴… 항공기 213대-기지국 286곳 영향 어선 71척 GPS 오작동에 조기귀항, 靑 NSC 소집… 軍 대응반 편성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황해남도 해주시·연안군(서부), 강원도 평강군(중부), 강원도 금강산(동부) 등 4곳에서 GPS 교란 전파를 쏘고 있다. 군사분계선(MDL) 서쪽 끝에서 동쪽 끝에 이르기까지 전 지역에 걸쳐 공격을 감행하는 것. 북한이 보유한 휴대용·차량용 등 10종류가 넘는 GPS 교란 장비의 전파는 100km가 넘는 곳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창조과학부 집계 결과 1일 오후 8시 현재 항공기 213대, 대형 선박 93척, 통신 기지국 286곳에 교란 신호가 유입됐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저녁부터 1일 오전까지 동해 속초와 강릉, 서해 연평도 등 인근 해역에서 어선과 여객선, 어업지도선 등 280여 척의 GPS가 오작동했다. 1일 새벽 속초와 강릉 주문진에서 출항한 어선 332척 가운데 71척은 GPS 이상으로 조기 귀항했다. 주문진의 통발어선 선장 윤광천 씨(65)는 “갑자기 GPS 화면이 먹통이 됐다”며 “통발 위치를 찾을 수가 없어 귀항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 뒤 북측에 즉각 전파 교란 행위를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날 낮 12시 45분경에는 함경남도 선덕에서 KN-06으로 추정되는 지대공 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다. 우리 군 전투기를 가정한 공중 표적 격추 훈련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대공 미사일 발사는 올 들어 처음이다. KN-06의 최대 사거리는 60∼100km, 최대 요격 고도는 수십 km다. 북한은 이번 도발을 포함해 올해만 6번(2월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제외)에 걸쳐 발사체 17발을 쏘는 도발을 감행했다. 군 관계자는 “핵안보정상회의에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언제 어디서, 어떤 종류라도 발사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려고 신형 방사포, 스커드, 노동미사일 등을 모두 동원해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집권 기간에 “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해 어떤 인도주의적 교류도 있을 수 없다”며 책임을 떠넘기는 대남 심리전도 벌였다.
손효주 hjson@donga.com·정세진 /속초=이인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