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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無信不立”… 북핵국면 韓中 불협화음 해소 강조

입력 | 2016-04-02 03:00:00

[핵안보정상회의]韓-中 ‘대북제재 완전한 이행’ 천명




3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예정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겨 80분 동안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총 3시간 10분에 걸쳐 한미, 한미일, 한일, 한중 등 4번의 정상회담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치며 대북 압박 외교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중 정상은 북핵 대응부터 문화 교류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충분히 의견을 나눴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 논의 과정에서 이견을 보이며 ‘대중 외교 실패론’까지 거론될 때와는 사뭇 달라 보였다.

○ 한중 정상, 통일 논의 어디까지 했나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미래’를 논의한 배경에 대해 외교부는 “공식 발표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특정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북한 정권의 체제 붕괴까지 언급하며 강력한 대북 압박 정책을 펼치고 있는 시점인 만큼 한반도 통일 문제가 한반도 미래 관련 대화의 주 소재가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반도의 미래라는 게 통일 아니겠느냐”며 “한국과 중국이 통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양 정상은 통일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난 뒤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통일 문제를 심도 깊게 논의했다”고 취재진에게 직접 설명했다. 지난달 방한했던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의 정종욱 부위원장을 만나 눈길을 끌었다. 그 때문에 6개월 만에 열린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통일에 관해 좀 더 진전된 논의를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 시 주석이 이날 회담에서 “대화와 협상은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정확한 방향”이라고 강조한 것에 비춰 중국이 최근 강조하는 평화협정 체결 문제가 거론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한국 정부는 잘못을 저지른 북한이 원하는 방식의 협상으로 곧바로 복귀하는 데에는 반대하고 있고, 중국도 평화협정과 관련해서는 한국보다 미국과의 협의에서 주로 언급하고 있다. 이런 차이 때문에 한중 양국의 ‘한반도 미래’ 협의가 의미는 있지만, 아직은 초보 단계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도 논의됐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은 “양측의 기본 입장에 대한 의견 표명이 있었고, 앞으로 소통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앞에서 사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시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도 같은 입장을 설명했고, 박 대통령은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원칙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 ‘무신불립’ 강조한 박 대통령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이번이 7번째 한중 정상회담”이라며 시 주석과의 각별한 인연을 언급했다.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 주석과 함께한 오찬에서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이 메뉴판에 적혀 있던 사실을 상기하며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이끌어 가는 기본 정신은 상호 존중과 신뢰”라고 말했다. 대북 제재 문제로 다소 멀어졌던 한중 관계를 양 정상 간 신뢰로 복원하자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어 “최근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은 양국 협력이 한반도는 물론이고 이 지역 평화와 안정 확보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고 역설했다.

시 주석도 “1년 계획은 봄에 달려 있는데 이번 회동이 이른 봄인 3월에 성사됐다”며 “각 분야의 교류 협력을 심화해 양국 관계가 순조로운 발전을 추구할 것을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9월 중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 무대에서 활발히 소통하기로 했고, 4대 전략대화를 비롯한 전략적 소통 체계를 좀 더 적극적으로 운용키로 했다.

워싱턴=장택동 will71@donga.com /조숭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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