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권대 2018 대입전형의 변수 ‘면접’
서울대는 당장 올해 입시부터 수시모집 일반전형(학생부종합전형)의 ‘면접 및 구술고사’ 답변 준비시간을 기존 30분에서 45분으로 늘린다. 이에 따라 ‘답변 준비시간이 늘어난 만큼 면접 난도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일각에서 나온다.
고려대는 2018학년도에 학생부위주전형인 ‘고교추천Ⅰ전형’의 2단계 면접 비중을 100%로 늘리는 한편 △면접시간 확대 △면접종류 다변화 △전임 교원의 면접 참여 등을 통해 지원자의 전공적합성, 인성 등을 포괄적으로 살필 것임을 밝혔다. 연세대는 2018학년도부터 심층면접을 강화한 ‘학생부종합전형(면접형)’을 신설할 방침이다.
수능과 서류 변별력 약화로 면접 ↑
과거 대학들은 수시모집에서 학업능력이 우수한 학생을 최종 단계에서 선별해내는 장치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활용했다. 그런데 수능이 쉬워지고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점점 그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워지게 된 것. 특히 최상위권 대학들은 ‘3개 영역 2등급 이내’ ‘2개 영역 등급 합 4이내’ 등으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두고 있는데, 절대평가로 실시되는 수능 영어에서 90점만 받아도 1개 영역은 거뜬히 1등급을 충족할 수 있어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유명무실해진 것.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서울대는 2018학년도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의 수능최저학력기준 과목에 절대평가로 실시되는 영어영역도 포함시켜 사실상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했다”면서 “완화된 요건을 충족하는 지원자들이 대폭 늘어나면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도 상대적으로 면접이나 학생부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8학년도에 도입 4년차를 맞는 학생부종합전형.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생활기록부나 자기소개서의 변별력이 낮아지는 것도 ‘면접 강화’의 또 다른 배경이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최근에는 특정 고교의 차별화된 비교과 활동 프로그램을 다른 고교가 벤치마킹해 학생들 간 비교과 활동 내역이 대동소이해지는 경우도 많다”면서 “결국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야하는 최상위권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의 융합적 사고능력과 전공적합성 등을 두루 평가할 수 있는 심층 면접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면접, ‘학교생활’에 답이 있다
현재 고2가 대입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 면접을 치르려면 1년 반이 남은 상황. 면접대비, 어떻게 할까.
최상위권 대학 입학담당자들은 “고교교육과정에 충실하면 면접 대비도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과거처럼 면접 직전에 따로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학교생활에 적극 참여해 발표하고 토론하며 논리적이고 심층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방식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 이런 지적은 ‘뻔한 말’이 아니라 실제로 높은 효과를 거둔다는 것이 입학담당자들의 조언이다.
연세대의 면접 기출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2016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 면접 제시문으로 두 가지 그래프를 제시했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령별 인구’ 그래프와 청년층 구직난이 심각함을 보여주는 ‘청년 실업률 추이’ 그래프가 그것. 수험생들은 ‘정년연장에 대한 의견을 논리적 근거와 함께 설명하라’, ‘이런 현상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사회문제의 예를 들고 해결책을 논하라’는 질문을 받았다.
황정원 연세대 입학팀장은 “평소 고교 동아리 활동이나 수업시간에서 한 번쯤 다뤄봤을 법한 주제로, 친구와 토론하며 자신의 의견을 표출해본 학생이라면 어렵지 않게 답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 “2015학년도에는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다른 사람과 의견이 충돌했던 경험을 말해보라’는 질문이 면접에서 나왔다. 2018학년도에 연세대가 신설하는 ‘학생부종합전형(면접형)’에도 면접에서 이런 문제를 통해 학교생활을 충실히 한 학생들을 뽑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집단위에 맞는 인문학, 사회과학, 수학, 과학 등의 제시문을 준 뒤 제시문과 관련된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출제되는 현재 서울대 일반전형 면접 및 구술고사 유형도 2018학년도에 유지될 예정.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