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을 앞두고 정당들은 경제활성화를 위한 장밋빛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여야가 내놓은 공약들은 대부분 표심을 의식한 선언적 약속들일 뿐 정작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내세운 경제부문 공약 중 ‘내수산업 살리기’와 ‘미래성장동력 육성’을 보면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과 중소·중견기업 및 벤처기업 지원 대책들이 주요하게 거론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와 별개로 기업 구조조정 촉진, 기업 규제 원스톱 정비 등을 경제정책 공약 1호로 발표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선언적인 공약만으로는 무엇을 어떻게 바꿔서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지 판단하기 힘들다”며 “규제 완화 등과 관련해서는 당장 실행 가능한 액션플랜부터 서둘러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민주당은 ‘상생과 협력의 경제민주화 완성’을 위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보호 특별법 제정, 대기업 법인세 인상 등을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국민의당은 경제부문 공약으로 미래형 신성장산업 육성, 납품단가 제값받기, 갑질방지, 패자부활 등 4가지 실천과제를 내세웠다. 국민의당은 특히 갑질방지 과제를 위해 대기업의 이익을 협력업체들과 나누는 ‘초과이익공유제’ 도입도 제안했다.
전문가들도 대기업이 주도하는 기존 산업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의 활발한 경제활동 참여가 중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의 갑질을 근절하고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은 결과적으로 ‘또 하나의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 활동은 기본적으로 시장경제에 맡겨야 한다”며 “공정성을 내세우더라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규칙을 만들어야지 특정 집단을 위한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벤처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들이 많았다. 특히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내놓은 “창업에 실패하더라도 재기를 돕는다”는 내용을 담은 공약들은 서둘러 시행돼야 할 과제로 꼽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나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은 정치적 의견 개진이 어렵다는 이유로 여야 정당의 경제정책 공약을 논평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공약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행”이라며 “19대 국회도 경제활성화를 외쳤지만 결국 경제주체들의 발목만 잡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