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산시장의 현대화를 둘러싸고 갈등 중인 상인과 수협중앙회 사이의 다툼으로 인해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칼부림 난동이 발생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4일 오후 1시 30분경 서울 영등포구의 한 노래방과 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수협노량진수산주식회사 경영본부장 최모 씨(59)등 수협 직원 3명을 칼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비상대책총연합회 부위원장 김모 씨(50)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이날 최 씨와 수협중앙회 김모 팀장(52)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노래방에서 점식 식사를 하기로 했다. 약속 장소로 간 김 씨는 미리 준비해 둔 회칼을 꺼내 최 씨의 허벅지를 찌르고 김 씨의 어깨 역시 칼로 찔렀다. 이후 택시를 타고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으로 도주한 김 씨는 수협 측에서 고용한 경비업체 직원 나모 씨(34)의 허벅지를 2차례 찔렀다. 검거 당시 김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도 칼로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 등 피해자 3명은 여의도 성모병원 등 인근 의료기관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45년 된 서울의 대표 수산시장 노량진수산시장은 최근 현대화시장 이주 문제로 인해 홍역을 앓고 있다. 수협노량진수산주식회사는 2012년부터 5200억 원을 들여 지난해 말 현대화시장을 완공했지만 기존 시장 상인들이 이전을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현대화시장 설계가 잘못됐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그러나 수협 측은 “옛 시장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했던 이들의 반발일 뿐이다. 상인들의 40%는 이미 이전했거나 이전을 준비 중”이라고 맞서고 있는 상태다.
한편 1일 오전에는 구 노량진수산시장 상인 35명이 수협 측 용역직원들이 탄 버스를 막고 농성을 벌인 혐의(일반교통방해 및 업무방해)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수협과 상인들간 갈등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유원모 기자onemore@donga.com
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