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완공된 새 아파트 10채 중 1채 꼴로 전세금이 분양가를 뛰어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새 아파트는 전세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전세금이 분양가보다 낮게 형성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전세금과 분양가의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6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입주한 새 아파트 165개 단지, 917개 주택형(타입)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연말 현재 전세금이 분양가보다 높은 타입이 전체의 14.4%(131개)를 차지했다. 2013년과 2014년 말 같은 조사에서는 그해 완공된 아파트 중 분양가보다 전세금이 높은 주택형의 비중이 각각 2.5%, 4.7%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3.3㎡ 당 평균 전세금은 2013년 1월 626만 원에서 지난해 12월 824만 원으로 30% 이상 올랐다.
지난해 완공된 서울 등 수도권 새 아파트 중 전세금이 분양가보다 높았던 아파트는 전체 주택형의 11.4%로 조사됐다. 서울에서는 전세금 시세가 분양가의 80% 이상인 타입이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지난해 위례신도시(성남·하남시), 동탄2신도시(화성시), 배곧신도시(시흥시) 등의 입주 물량이 많았던 경기지역은 이 비율이 약 54.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세금이 계속 오르면서 집주인들은 전세금을 받아 잔금을 치르기가 쉬워진 반면 세입자들은 ‘깡통 전세’ 걱정을 안게 됐다. 전세 계약이 끝날 때 시세가 급락하면 보증금을 떼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아파트 완공 전에 전세 계약을 할 때는 권리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이중 계약’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