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국내 의대 최초로 절대평가 체제를 도입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고 있는 연세대 의대에 대한 외부 시각은 긍정적이다. 7일 동아일보를 통해 연세대 의대의 절대평가 도입 실험이 성공했다는 자체 평가 결과가 보도된 뒤 무엇보다 다른 대학 의대가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수도권 A대 의대 교수는 “대부분 의대가 경쟁 위주의 교육 방식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연세대의 방안은 앞으로의 의사 인재상에 맞는 방식이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인제대 의대가 제일 먼저 연세대 의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인제대 의대는 올해 본과 1, 2학년부터 절대평가 체제를 도입했다. 좋은 의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을 가르치려면 단순히 경쟁시켜 등수를 매기는 것 보다 모르는 것을 반드시 알고 넘어가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인제대 의대가 고민한 문제는 다른 의대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대부분 의대가 상대평가가 의사를 육성하는데 부적절한 방식임을 인정하면서도 절대평가로 바로 전환하는 건 신중한 이유다. 이에 일부 대학은 줄 세우기가 어려운 과목만이라도 절대평가를 도입하자는 의견을 모으고 있다.
외부기관이 P나 NP(Non-Pass) 또는 F로만 적혀 있는 성적을 얼마나 신뢰할 건지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대부분 병원은 인턴을 뽑거나 의사를 채용할 때 국가고시 성적, 면접 점수와 함께 의대 졸업성적을 반영한다. 한 지원자의 모든 과목 성적이 P라면 이것을 A, B, C급 중 무엇으로 받아들인 것이냐가 문제다.
서울 주요 A대 교수는 “전국 41개 모든 의대가 동시에 절대평가를 도입한다면 모르겠지만 일부 의대만 성적이 P와 NP로 나오면 취업시 많은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 졸업생들은 대부분 인턴을 세브란스병원에서 하지만, 지방 의대 졸업생들은 다른 대학부속병원에 지원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절대평가를 도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절대평가 1기 연세대 의대 졸업생이 어떻게 되느냐에 절대평가 확산 여부가 달렸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국가고시 합격률도 높고 주요 병원에 인턴으로 잘 간다면 다른 의대가 절대평가를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 절대평가 체제를 적용받은 학생들이 상대평가 체제 학생보다 협동심이나 인성이 좋다는 것까지 입증되면 확산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