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은 오랫동안 참았던 울화, 분노 등이 쌓여 있다가 나이가 들고 정신·신체적으로 약해져 더는 화를억누를 수 없을 때 폭발하면서다양한 증상으로 표현되는, 한국에만 있는 ‘문화 특이 증후군’이다.
화병의 원인과 증상
화병의 가장 큰 원인은 외부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다. 억울한 감정이 생기면 바로 표현을 하거나 상황에 대해 스스로 이해하고 감정을 다스려야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감정을 마음에 쌓아두면 화병이 생긴다.
화병에 잘 걸리는 사람은 착하고 참는 사람들이다. 평소에도 남에 대한 배려가 많고 남이 잘못해도내가 참으면 잘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여 생기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주부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병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직장 스트레스가 많거나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 남성에게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직장인의 화병은 주로 금전적인 문제나 가족 간의트러블, 직장 내 인간관계 등에서 발생한다.
화병의 증상은 환자는 잘 인식하지 못하는 정도로 이곳 저곳 조금씩 나타나다가 갑자기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양상을 보인다. 그래서 불과 얼마 전까지도 별 스트레스 없이 직장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되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폭발하듯 화병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화병의 주 증상에는 가슴이 두근거린다, 답답하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달아오른다, 항상 피곤하다, 머리가 아프다, 잠이 잘 안 온다, 소화가 안 된다, 깜짝깜짝 놀란다, 원인 없이 불안하다, 어지럽다 등이 있다. 여성의 경우 변비나 생리불순 또는 무월경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심각한 경우, 심장에 이상이 없는 사람이 가슴 통증을 느끼거나 협심증, 심근경색, 중풍 등의 심혈관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심신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화병 치료의 중요한 포인트다. 화병의 치료를 위해서는 일단 감정의 울체를 풀어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마음의 병이 몸의 병과 직결된다는 심신의학이론을 바탕으로 몸의 소통을 돕는데, 심신의 평안과 균형을 유지하도록 치료를 진행한다. 한방치료는 개개인에 맞는 상담과 한약 처방과 침 등의 시술로 이뤄진다.
본원에서는 스트레스와 심리적 억울함의 원인을 상담을 통해 알아내고 그로 인한 긴장상태와 울체 증세 즉 소화불량, 가슴 두근거림, 두통, 불면 등의 증상들을 한약 침을 통해 치료하여 긴장을 완화시키고 막힌 곳을 소통시켜서 몸을 편안하게 해준다.
화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들이 받아온 스트레스나 화, 즉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화는 제대로 푸는 것이 중요하다. 계속 참기만 해도 안 되고 그때그때 욱하기만 해도 안 된다.
왜 참기만 하는지 왜 욱하는지를 알고 ‘화’를 보살피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화병은 정신병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심인성(心因性) 질환이기 때문에 상담 및 약물 치료를 일정 기간 받으면 누구나 극복할 수 있다.
COLUMNIST 박정훈 원장
現 은평구 경희튼튼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한방신경정신과 석사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한방신경정신과학회 정회원
약침학회 정회원
글 = 동아닷컴 라이프섹션 박정훈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