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기수’에서 조교사로 전업한 김동철(왼쪽) 조교사가 지난달 26일 공식 조교사로 등록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명기수 김동철 조교사로 ‘제2의 인생’
1995년 데뷔 후 4000번 이상의 기승 경력
지용철 조교사로부터 마방관리·덕목 전수
“오래전부터 새 삶 준비…이름값 하고 싶다”
“기수로 출발했지만 오래 전부터 조교사의 삶을 꿈꿔왔다. 그만큼 준비도 철저하게 했다. 이제 ‘김동철 기수’라는 기수복을 벗고 ‘김동철 조교사’로 새 출발한다.”
그는 전업동기를 ‘미래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라고 했다. “박태종 기수, 김귀백 기수 등 나보다 나이가 많은 선배들이 현재 현역으로 뛰고 계신만큼, 특별히 나이 때문에 갑작스레 조교사로 전향한 것은 아니다. 오래전부터 조교사로의 삶을 준비했다”고 했다.
그렇다. 그는 ‘준비된 조교사’였다. 국내외에서 ‘명조교사’가 되기 위해 꾸준히 준비했다. 그는 ”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도에 아일랜드 기수학교에서 연수를 받았는데 그때 현지 조교사들로부터 선진 마방운영, 사양관리 등을 가까이서 배울 수 있었다“며 ”재작년에는 영국 경마학교(British racing school)에서 6주간 트레이너 코스를 이수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각지 조교사들로부터 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고 조교사 준비과정을 소개했다.
그가 조교사가 되기까지 국내에서도 잊지 못할 ‘숨은 조력자’가 있다. 다름 아닌 지용철 조교사다. 조교사가 되는 일은 ‘멀고도 험한 길’이다. 그는 조교사가 되기 위해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조교사들의 뒤를 따라다니며 마방관리는 물론, 경주마관리, 인력관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꼼꼼히 체크하고 배웠다. 그때 그의 곁에서 ‘한 수, 한 수’ 지도해 준 이가 지용철 조교사다. 같은 기수 출신이기에 힘겨운 과정들을 ‘속성 과외’로 그에게 정보과 기술을 아낌없이 전해줬다.
그는 “신인기수일 때 심한 성적기복으로 기수생활을 그만둘까 고민한 적도 있었는데 그때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이 지용철 조교사였다”며 “(지 조교사는)현재 렛츠런파크 서울을 대표하는 조교사 중 한명일 만큼 실력이 뛰어나다. 마방관리에서부터 조교사의 덕목에 이르는 모든 부분에서 큰 도움을 줬다”고 그간의 도움에 고마움을 표했다.
김 조교사는 “기수였을 때는 조교사가 경주마를 태워주면 어떻게 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만 고민하면 됐는데 지금은 마음가짐이 완전히 다르다. 이제는 경주마, 인력, 성적 등 모든 것을 혼자 신경 써야 되기에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김 조교사의 올해의 목표는 53조 마방을 경주마로 가득 채우는 것이다. 그는 “마방에 경주마로 가득 채우기 위해 분주히 발품을 팔며 지식과 네트워크를 만들고자 한다. 다른 바람이 있다면 김동철이란 이름을 경마팬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키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외국인 조교사와 함께 데뷔해서 비교되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경쟁을 떠나 외국인 조교사로부터도 좋은 점은 배워가면서 훌륭한 조교사로 새롭게 태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