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5/격전지를 가다]전주병 김성주-정동영 접전 “후배 김성주 자리 뺏으면 안되지” vs “친노 핍박받은 정동영 외면못해”
“꼭 찍어주세요” 전북 전주병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후보와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 어린이의 손을 잡고 있는 김 후보(왼쪽 사진)와 한 행사장에서 어르신의 손을 잡고 있는 정 후보. 전주=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 전주병 “일 잘하는 현역” vs “큰 인물 뽑아야”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전주 덕진구 송천동의 한 식당. TV로 중계되는 비례대표 후보자 토론회를 지켜보던 인근 성당 신자들 간에 즉석 토론이 벌어졌다.
“한번 바뀌어야 하지 않나?”(박모 씨·62·여)
원 씨는 “서울에 출마했던 정 후보가 일 열심히 하는 후배 지역에 다시 나온 건 너무한 것 같다”고 했다. 현역 의원인 김 후보는 정 후보의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 후배다.
김 후보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주지원 설립 등의 성과를 앞세워 ‘일꾼 김성주’를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는 “접전 양상이지만, 막바지가 되면 지역 발전을 위해 뛸 진짜 인물이 누구인지 유권자들이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했다.
반면 고향으로 돌아온 정 후보를 밀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최봉관 씨(61)는 “친노(친노무현)에 의해 핍박받아 공천을 못 받을 정도로 고생했던 정 후보를 다시 국회로 보내줘야 한다”고 했다. 15대, 16대 총선 당시 이곳에서 연거푸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던 정 후보는 2009년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다시 당선됐다.
‘전북의 힘, 정동영’을 강조하는 정 후보는 길거리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서슴없이 큰절을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이번 선거는 저에 대한 ‘신임 투표’의 성격”이라며 “서서히 ‘정동영을 다시 써야겠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전주을은 전날 발표된 연합뉴스-KBS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28.4%), 더민주당 최형재 후보(27.9%),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24.8%)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지방선거, 2012년 19대 총선에 이어 세 번째 출마인 정 후보는 이날 완산구 일대에서 ‘게릴라 길거리 유세’를 다니며 막판 표 몰이에 나섰다.
그는 “예산 폭탄이 아니라 예산 통로를 열겠다”고 호소했다. 효자동에서 만난 직장인 송모 씨(41)는 “전주에도 여당 국회의원이 한 명 나와야 야당 의원들이 긴장할 것 같다”며 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날 효자동과 서신동 상가 곳곳을 누비며 밑바닥 민심을 훑은 최 후보는 “시간이 흐를수록 유권자들이 어느 정당이 수권 능력이 있고 전국 정당인지를 보고 전략적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천동 주민 김모 씨(64·여)는 “다음 대선에서 더민주당이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최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전주=한상준 alwaysj@donga.com·강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