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구서 10년만의 내한공연…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

46억 원짜리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들고 한국을 찾는 조슈아 벨은 꽃미남 등 자신을 따라다니는 수식어에 대해 능청스러운 답변을 했다. “아, 사람들이 제 앨범의 커버 사진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특별히 좋아하는 수식어는 없어요. 다만 별로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신동’이라는 표현은 기억이 나네요. 흠.” 크리스 리 제공
길거리 연주자로 변장한 바이올리니스트는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49)이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의 제안으로 열린 실험이었다. 그가 사용한 바이올린은 스트라디바리우스로 400만 달러(약 46억 원)이며 그의 연주회 티켓은 보통 최저가가 10만 원을 넘는다. 당시 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이제는 예술과 그 실험의 맥락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미술 작품은 미술관에 걸려 있을 때, 음악도 무대와 같은 아름다운 장소에서 행해질 때 더 보기가 좋아요. 클래식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는 열린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느꼈죠. 마음을 열지 못하면 어떤 아름다움도 바라보지 못할 것입니다.”
그는 바이올리니스트를 넘어 6년 전부터는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의 예술감독 겸 지휘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클래식뿐만 아니라 영화·재즈 음악가들과 활발하게 협업도 벌이고 있다. “클래식 외에 다른 예술가들과의 공동 작업을 즐깁니다. 한 번의 협업을 통해 누군가를 클래식 음악에 처음 입문시키는 것도 보람 있는 공동 작업의 이유죠.”
그는 1년 중 300일 이상을 세계 곳곳으로 연주하러 다닌다. 그 와중에도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 틈틈이 축구와 농구 경기를 보러 간다. 최근에는 골프까지 즐기고 있다. 그런 그도 살면서 꼭 달성하고 싶은 버킷 리스트가 있다.
“죽기 전에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작곡에 흥미가 있어 곡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아직 완성과는 거리가 멀어요. 많은 음반을 만들고 싶죠. 그래도 음악인으로서 저의 최종 목표는 작곡가로부터 창조된 곡을 현재의 청중과 함께하는 겁니다.” 7만∼16만 원. 053-668-1800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