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거드는 소외된 미국인을 주인공으로 한 노래를 많이 발표해 ‘노동자들의 시인’으로 불린 싱어송라이터. 하지만 ‘머스코기의 촌놈들’이란 뜻의 대표곡 ‘오키 프롬 머스코기’(1969년)는 미국 보수파의 성가(聖歌)가 된 역설적 가수이기도 하다.
해거드는 히피문화가 판치던 1960년대 말 오클라호마 주 머스코기 마을을 지나다 ‘우리 머스코기에선 마리화나를 피우지 않네’로 시작하는 노래를 지었다. 히피문화에 대한 염증과 건강한 미국 향촌문화에 향수를 담은 이 노래는 미국 보수파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선거철마다 공화당의 로고송처럼 불렸다. 하지만 해거드는 민주당 지지자였다. 진보층과 보수층 모두에게서 사랑받은 그는 1994년 컨트리 뮤직 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