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평균 초혼(初婚)연령이 통계 작성 이후 처음 30세를 넘어섰다. 그제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혼인·이혼통계’에서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2.6세, 여자 30.0세다. 통계를 시작한 1990년에는 남성 27.8세, 여성 24.8세였다. 그때만 해도 서른 넘긴 미혼 여성에게 ‘노처녀’ 딱지를 붙였다. 2000년대 닷컴 붐이 일자 벤처기업에 근무하며 자사주까지 확보한 미혼 여성은 ‘골드 미스’로 승격했다.
▷여성 초혼연령이 높아지면서 출산 시기를 놓친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연 그럴까? 합계출산율(여성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로 따지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꼴찌다. 하지만 저출산 국가를 넘어서 초저출산 국가(합계출산율 1.3명 미만)에 들어선 것이 2001년이었다. 스웨덴 덴마크 프랑스 같은 유럽에선 여성 초혼연령이 이미 30세를 넘겼는데도 출산율은 2명에 근접한다. 여성 취업과 보육지원제도, 혼전 동거와 출산에 대한 편견 없는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덕이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