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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건더기 수프 먼저 넣어야” vs 농심 “물 끓을 때 함께”

입력 | 2016-04-09 03:00:00

면 먼저? 수프 먼저? 알쏭달쏭 라면 수프의 세계




컵라면 면발 위에 김과 깨가 올려져 있다. 라면은 조리법과 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는 음식이다.

130g짜리 라면 한 봉지에 든 분말 수프는 10∼12g. 전체 무게의 10분의 1이 되지 않는다. 라면 수프는 이토록 작지만 맛을 좌우한다. 봉지 한쪽을 뜯어 물에 풀자마자 빨갛게 혹은 뽀얗게 퍼져 나가는 순간, 라면 맛이 결정된다.

국을 끓일 때 멸치로 국물을 낼지, 고기로 육수를 낼지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는 것처럼 라면 수프도 육수 재료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라면이 처음 등장한 1960년대에는 닭고기가 주재료였다. 1963년 우리나라에 처음 나온 ‘삼양라면’은 닭고기로 육수를 냈고 농심의 전신인 롯데공업이 1965년 선보인 롯데라면도 닭고기 라면이었다. 1970년 롯데공업이 쇠고기로 육수를 낸 ‘소고기라면’을 선보이면서 쇠고기 국물로 옮겨갔다.

최근에는 라면마다 서로 다른 육수를 쓰기도 한다. 오뚜기의 진짬뽕은 닭고기와 사골로 육수를 만들고 농심 맛짬뽕은 쇠고기와 돼지고기 육수를 쓴다. 팔도의 불짬뽕은 사골로, 삼양의 갓짬뽕은 돼지 뼈로 국물을 낸다.

채소나 해산물 등을 건조해 만드는 건더기 수프도 빼놓을 수 없다. 농심의 짜왕은 2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각종 채소와 해산물을 볶는 ‘고온쿠커’ 기술로 식감과 불맛을 살렸다. 오뚜기 진짬뽕은 오징어와 게맛살, 청경채 등을 담아 건더기만 7g에 이른다.

기본이 되는 국물과 건더기를 만든 후에는 이를 건조시켜 분말이나 액체로 만든다. 과거에는 뜨거운 바람으로 국물을 건조시키는 열풍 건조 기술을 썼지만 요새는 맛이나 향이 덜해진다는 지적에 따라 높은 기압에서 빠르게 건조하거나 진공 상태에서 건조한다.

라면을 끓일 때 항상 고민하는 것은 수프를 먼저 넣느냐, 면을 먼저 넣느냐 하는 문제다.

수프도 분말 수프나 액상 수프를 먼저 넣을지 건더기 수프를 먼저 넣을지 머뭇거리기 일쑤다.

오뚜기 관계자는 “진짬뽕은 물이 끓기 전에 건더기 수프를 넣으면 채소와 고기 육수가 우러나와 더 맛있는 국물을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농심 관계자는 “물이 끓을 때 분말 수프와 건더기 수프, 면을 함께 넣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귀띔했다. 결국 소비자의 입맛과 취향에 달린 것이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