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에 흔들리는 北 김정은 체제]한국 온 北식당 종업원들 진술
“대북 제재가 심화되면서 북한 체제에 더 이상의 희망이 없다고 보고 희망이 있는 서울로 탈출하게 됐습니다.”(7일 입국한 북한 식당 여성 종업원)
통일부는 10일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남성 지배인 1명, 여성 종업원 12명)이 밝힌 탈출 이유를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남성 지배인과 여성 종업원 1명만 30대이고 나머지는 22∼24세라고 했다.
대북 제재 이후 외화 상납에 어려움이 커진 것 이외에도 해외 생활에서 접한 ‘한국 사회에 대한 동경’이 눈에 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들은 “해외에 나온 후 자유로운 모습을 동경하게 됐고 북한의 규율에서 벗어나 자본주의 생활을 모방하게 되면서 이탈을 결심했다” “해외 체류 시 드라마 등 한국 TV를 시청하면서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알게 됐고 한국 국민으로 살고 싶다는 열망을 가졌다” “노력해서 대한민국의 딸로서 살고 싶다”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됐고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이번 기회가 생(生)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이탈을 결심했다”고 증언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지난해 무역 규모가 15% 이상 줄었지만 5월 당 대회 준비를 위해 무리한 상납금을 요구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불만이 쌓이면서 사회적 동요로 이어질 수 있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도 ‘핵실험에 쓸 돈으로 쌀 한 자루씩 공급해 주면 절을 하겠다. 배급도 안 주면서 위성은 무슨 위성이냐’는 말을 하는 것이 여러 경로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수개월 전부터 모금 명목으로 주민들로부터 외화를 징수하고, 3000달러(약 345만 원) 이상 외화를 보유한 부유층에 대해서는 북한 원화와 교환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관계자를 인용해 노동당 하부 기관이 ‘충성의 외화벌이’ 명목으로 매달 가구별 평균 10달러 정도를 걷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주민들이 모금 강요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전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