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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밀어내도 ‘사랑한다’ 말하세요”

입력 | 2016-04-11 03:00:00

[2020♡행복원정대/초등 고학년의 행복 찾는 길]서먹해진 10대 딸과 친해지려면




“엄마는 친구 같고 좋아요. 그런데 아빠는 말도 안 통하고, 냄새도 나고, 술 먹고 늦게 들어오시고….”

초등학생들의 행복에 부모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심층인터뷰에서 만난 여학생들은 엄마보다 아빠에 대해 점수를 짜게 주었다. 남학생들이 매긴 ‘엄마 점수’와 ‘아빠 점수’는 각각 4.75점과 4.69점으로 0.06점 차이가 났다(5점 척도). 이에 비해 여학생들의 ‘엄마 점수’(4.87점)와 ‘아빠 점수’(4.63점)의 차이는 0.24점이었다.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10대에 접어든 딸은 신체적 변화를 겪으면서 그동안 쌓아온 아빠와의 친밀감을 재정립하려고 한다. 반면 아빠는 아직도 딸을 어린애처럼 대하다 보니 갈등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딸 바보’ 아빠는 10대에 접어든 딸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전문가들의 조언을 Q&A로 정리했다.

Q: 딸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엄마에겐 안 그러는데 나하고는 말도 잘 안 하려 한다.

A: 엄마보다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면 아무래도 데면데면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2차 성징이 나타날 무렵부터 딸은 더 예민해진다. 아빠는 더 이상 ‘슈퍼맨’도 아니고, 아빠 말고도 송중기처럼 멋진 남자가 많다는 걸 깨닫게 된다. 아빠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것은 딸이 여성이 되어가는 과정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신호다.

Q: 툭하면 토라지니 말 걸기가 무섭다.

A: 무시당하더라도 섭섭해하지 말고 끊임없이 애정 표현을 해야 한다. 집에서 배부른 아이가 밖에 나와 구걸하지 않는 것처럼 사랑도 마찬가지다. “네가 어떻게 해도 난 널 무조건 사랑한다”는 믿음을 줘야 딸이 세상에 나와 자신감 있게 살아갈 수 있다. 초등학교 3, 4학년쯤 되면 딸들은 아빠의 포옹을 거부하기 시작하니 이때부터는 말로 애정을 표현해야 한다. 대화법을 고민하자.

Q: 둘 사이에서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하나.

A: 엄마는 중재자가 되어야 한다. 딸에게 아빠의 마음을 전해주는 메신저가 될 수 있고, 서운한 남편을 위로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Q: 딸의 성장을 아빠는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A: 성취감이 높은 아이들은 아빠와의 관계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엄마가 아이의 감성적인 부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남성인 아빠는 아이의 호기심이나 이성적인 성장에 좀 더 민감한 편이다.

도움말: 이명화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장, 손석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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