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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를 한반도 등줄기 잇는 녹색벨트로”

입력 | 2016-04-11 03:00:00

철원 평화문화광장서… 아시아녹화기구-강원도 나무심기




8일 강원 철원군 DMZ평화문화광장에서 열린 나무심기 행사 참석자들이 나무에 흙을 올리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종 철원군수,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동근 아시아녹화기구 상근대표, 손삼호 사랑실은교통봉사대 대장. 철원=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경원선으로 철마가 다시 달릴 때 푸른 나무를 북녘 땅에 심을 날이 오기를 고대합니다.”

아시아녹화기구(상근대표 김동근)와 강원도가 8일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평화문화광장에서 ‘푸른 생명의 DMZ, 함께하는 나무심기’ 행사를 공동 개최했다. 71회 식목일을 기념한 이번 행사에는 김 대표,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현종 철원군수, 주민 및 군 장병 300여 명이 참가해 상수리나무 등 2752그루를 함께 심었다. 철원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 핵심공약인 DMZ평화공원의 후보지 가운데 하나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참석해 경원선 복원공사 기공식을 가진 백마고지역도 DMZ평화문화광장 지척에 있다. 최 지사는 “2752그루는 강원도 인구(68만2501명)를 DMZ 길이(248km)로 나눈 것으로 전 도민이 행사에 참가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북한과 가장 가까이 마주한 철원에 심은 나무들이 얼른 자라서 통일 염원이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비록 현재 남북관계는 나쁘지만 대북사업을 미리 준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곳 DMZ에 심는 나무들은 통일 이후 남북을 잇는 한반도 등줄기와 건강한 녹색벨트 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의 지난달 발표에 따르면 5년간 북한에서 평양시 면적의 5.6배에 달하는 산림이 없어졌다. 해마다 황폐화되는 산림은 축구장 약 13만 개 크기에 이른다. 북한 김정은이 지난해 산림 파괴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나무심기를 지시한 것도 산림이 파괴되면 자연재해에 취약해지고 연료(땔감)난과 식량난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동아일보와 아시아녹화기구는 3년 전부터 북한의 식량, 연료,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복합영농방식’의 북한 나무심기 사업을 전개해왔다. 지난해 10월 묘목과 종자 등 컨테이너 28대 분량의 임농 복합시범단지 조성 물자가 황해북도 사리원 지역에 처음 지원됐다.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 경제분과 위원인 김 대표는 “지금은 지원이 일시 중단됐지만 남북 산림복원은 박 대통령의 관심이 높은 만큼 남북관계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면 첫 대북사업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나무 한그루, 푸른 한반도’ 캠페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시아녹화기구 홈페이지(www.greenasi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철원=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