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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성화法 국회에 묶여… 국민 짐 더 무거워져”

입력 | 2016-04-13 03:00:00

[13일 선택의 날]朴대통령 또 ‘국회심판론’
“국회 서명운동 외면… 잠 못 이뤄”… 국민 18차례-국회 13차례 언급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18차례, ‘국회’를 13차례 언급하면서 국회와 국민을 대비해 비판했다. “부디 20대 국회는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몸과 마음을 던질 수 있는 진정한 민의의 국회가 되길 바란다”는 발언에는 ‘19대 국회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지 않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박 대통령은 19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았거나 늦게 처리한 법안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 멕시코 순방 결과를 설명하면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입법이 적기에 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하게 느꼈다”며 대표적 사례로 크라우드펀딩법과 관광진흥법을 꼽았다.

박 대통령은 크라우드펀딩으로 창업 자금을 모아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기업의 사례를 언급한 뒤 “크라우드펀딩법이 (국회에 제출된 지) 2년이 지나 국회를 통과했는데 진작 통과했더라면 성공 사례도 훨씬 더 많이 창출됐을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생으로 고생을 하는구나 싶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중국 기업 직원 6000명이 인천에서 ‘치맥파티’를 연 것과 관련해서는 “호텔 방이 부족해서 당초 계획보다 방문 인원을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며 국회가 관광진흥법 처리를 지연시킨 것을 문제 삼았다.

이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노동개혁법안 등이 국회에 번번이 가로막히는 현실을 보면서 국민과 기업들은 가슴이 미어질 것”이라며 “경제 활성화 법안들이 국회에 묶여 일어난 경제 손실과 일자리는 그만큼 국민에게 무거운 짐을 지워 준 것”이라고 국회를 겨냥했다.

국민의 감성에 호소하는 발언도 있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이 추운 겨울 얼어붙은 손을 불면서 했던 ‘민생 구하기 입법 촉구 1000만 서명운동’은 국회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다”며 “저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마음과 몸이 무겁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발언이 보수층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박 대통령이 선거에 개입하려는 것으로 비친다면 역풍(逆風)이 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야당은 “노골적인 대국민 협박”이라며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동안 가계 살림과 나라 살림을 거덜 낸 정권 책임자가 과연 누구인가”라며 “이런 막무가내 정권, 막무가내 대통령은 국민이 표로 심판해 줄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야당은 박 대통령과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을 ‘가짜 민생법안’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여당이 법안을 놓고 야당과 협의하기보다는 청와대의 하명에 따라 움직였기 때문에 법안 논의가 지지부진했다며 책임을 여당에 돌리고 있다.

장택동will71@donga.com·손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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