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선택의 날]총선직전 망명 잇단 공개 싸고 공방 전문가들 “판세에 큰 영향 없을것”
4·13총선을 앞두고 대형 북한 이슈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정부 여당이 보수층의 결집을 위해 ‘북풍(北風)’ 프레임을 다시 꺼내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총선을 불과 5일 앞둔 8일 북한의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집단 탈북했다고 발표했다. 11일에는 북한 고위급 인사의 망명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례적으로 탈북자들의 입국 사실과 신분을 공개하자 야권에선 의도적인 선거 개입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18, 19대 총선 당시 북한은 선거일을 앞두고 개성공단 철수, 장거리로켓 발사 등 도발을 일으켰다. 이들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모두 원내 과반의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대형 북한 이슈들이 여당에 실제로 판세를 바꾸는 영향을 미쳤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0년 6월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두고 천안함 폭침사건이 발생했지만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선거에서 참패했다.
그러나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부가 그동안 탈북자의 신변보호와 탈북자들의 북측 가족 안전 등을 이유로 탈북 사실을 비공개로 진행해온 전례와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도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북한 변수는 더 이상 국민의 표심을 움직이기 어렵다”며 여당을 겨냥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 빈도가 잦아지면서 ‘북풍’이 선거 전체의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대북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고 북한 지도부가 불안하다는 판단을 유도해 (정부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선거중립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