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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김미란 변호사의 쉬운 법이야기]강모연 선생님, 성희롱 참지 마세요

입력 | 2016-04-13 03:00:00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직장내 성희롱




KBS 화면 캡처 사진

‘태양의 후예’라는 드라마가 연일 화제입니다. 재난 속에 피어난 로맨스는 감동과 재미를 주지만 지진, 테러 등은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한 사람의 인생에서 그렇게 연속해서 만나기는 어려운 일들이지요.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강모연 선생과 병원 이사장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네 현실에서도 심심찮게 일어납니다. 드라마와 다른 것이 있다면 호텔방으로 불러들이는 이사장이 드라마처럼 코믹하지는 않다는 것이고, 강모연처럼 거침없이 응수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사실 강모연조차 의사면허 있는 창업꿈나무에 불과해 대출이 어려워지자 한없이 자신을 낮춰 이사장의 비위를 맞추지요. 그만큼 이런 상황 자체가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재난 중의 재난이 아닐 수 없다는 뜻일 겁니다. 이런 경우 최소한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법입니다. 자, 이제 법 이야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강모연은 이사장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았지만 함께 간 곳은 호텔방이었고 누구나 성적 모멸감을 느낄 법한 말까지 듣게 됩니다. 강모연은 이사장을 두들겨 패준 다음 날 보복을 당해 우르크 의료봉사단 팀장으로 험지로 떠나는데 이는 부당한 인사 처분으로 보입니다.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최소한의 보호를 해주는 것이 법의 역할인데, 이는 ‘형사적’으로 범죄자를 처벌하는 방식과 ‘민사적’으로 피해자에게 생긴 손해를 배상하는 방식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이사장의 행위가 형법상 범죄에 해당한다면 처벌할 수 있고, 민사상 불법 행위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외에도 우리나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해 별도의 법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이에 불응한다는 이유로 고용상 불이익을 주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엄격히 금지돼 있습니다(제2조 제2호, 제12조).

또한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해 피해를 입은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해서는 안 되고, 만일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제14조 제2항, 제37조 제2항 제2호).

따라서 현실이라면 이사장의 행위는 사업주의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뿐 아니라 성희롱 피해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함으로써 형사적으로도 처벌받게 됩니다(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제39조 제1항).
 
김미란 변호사 법무법인 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