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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 수원…2시간차 홈경기 열린 날

입력 | 2016-04-14 05:45:00

수원삼성 서정원 감독-수원FC 조덕제 감독(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K리그


■ K리그 사상 첫 같은 연고 홈팀 경기

수원삼성 1만1600명…21년만에 700만
수원FC 3996명…썰렁한 관중수 아쉬움


제20대 총선이 치러진 13일. 프로축구에선 아주 특별한 장면이 연출됐다. 항상 후끈한 열기를 뿜어내 ‘축구수도’로 명명되어온 수원을 연고로 한 수원삼성과 수원FC가 2시간의 시차를 두고 나란히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5라운드 홈경기를 치렀다. 수원삼성은 포항 스틸러스, 수원FC는 울산현대를 불러들였다. 공교롭게도 상대팀들이 전부 영남, 동해안 지역을 대표하는 구단들이라 흥미를 더했다. 같은 지역에 터를 잡은 클럽들이 워낙 많은 데다, 팬층이 확실하고 두꺼운 유럽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 여러 경기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장면은 흔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같은 무대의 같은 연고지 팀들이 같은 날 안방경기를 소화한 것은 K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 수원&수원…새로이 쓰인 K리그 역사

지난해까지는 고민할 필요가 없는 문제였다. 1995년 창단한 수원삼성은 줄곧 클래식에 있었고, 실업축구를 시작으로 프로화의 꿈을 일군 수원FC가 챌린지(2부리그)에 머물러왔기 때문에 홈경기가 겹치더라도 딱히 문제의 소지는 없었다. 그러나 수원FC가 클래식에 처음 진입한 올 시즌은 상당히 복잡해졌다. 아무리 공정하게 시즌 스케줄을 짜더라도 팀수가 적은 데다, 홈팀과 함께 원정팀까지 모두 배려하면 언젠가 겹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올해 초 2016시즌 정규리그 스케줄이 짜여지자마자 수원 지역의 2경기가 겹친다는 사실을 공지했고, 양 구단이 이를 받아들여 새로운 K리그의 역사가 탄생하게 됐다.

700만 관중몰이 성공한 수원삼성의 우위

이날 수원삼성과 수원FC의 흥행성적은 어땠을까. 오후 2시 결전을 치른 수원삼성은 1만1600명의 홈팬들 앞에서 포항과 1-1로 비겼다. 먼저 실점하는 어려움 속에 값진 승점 1을 보탠 수원삼성은 창단 21년 만에 단일 연고팀 최초로 홈 7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창단 이래 지금까지 같은 연고지에서 700만 관중을 넘긴 팀은 아직 없었다. 이날 8803명만 추가해도 새 역사를 쓸 수 있었는데, 3000명 가량 더 많은 팬들이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반면 수원FC는 아쉬웠다. 스코어 1-1은 수원삼성과 같았으나, 오후 4시 킥오프한 수원종합운동장 스탠드는 다소 썰렁했다. 3996명이 입장했다. 3일 광주FC전(2138명)보다는 많았지만, 클래식 홈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19일 성남FC전(1만2825명)에는 크게 못 미쳤다. 그래도 5경기 연속무패(1승4무)를 달린 수원FC는 1승3무1패의 수원삼성(8위)보다 높은 6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수원삼성과 수원FC가 펼칠 진정한 의미의 사상 첫 ‘(지역) 더비’는 다음달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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