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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대장’ 이승엽…불혹이 더 아름다운 이유

입력 | 2016-04-14 05:45:00

‘라이언킹’ 이승엽(삼성)이 개인 통산 최다타점에 도전한다. 양준혁(은퇴)이 갖고 있는 최다 기록(1389개)에 단 89개만을 남겨뒀다. 그러나 기록도전보다 더 돋보이는 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승엽의 자세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최다 홈런에 최다 타점 도전하면서도
찬스에서 예전만 못하다 불만투성이
목표는 언제나 3할 30홈런 100타점
최고를 만드는건 끊임없는 도전 열정


삼성 이승엽(40)은 KBO리그 통산 가장 많은 홈런(13일까지 418홈런)을 친 타자다. 한·일 리그 통산 600홈런까지 23홈런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 이승엽이 올해는 개인 통산 최다타점에 도전한다. 그는 12일 대구 NC전에서 1300타점을 달성하면서 양준혁이 가지고 있는 개인 통산 최다타점(1389개)까지 단 89개만을 남겨뒀다. 90타점을 올리면 중심타자로서 명예훈장과 같은 홈런과 타점에서 리그 최고 반열에 오른다.

이승엽의 위대한 도전에 많은 이들은 박수를 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담담했다. 그는 13일 NC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솔직히 (통산) 타점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며 “한 시즌에 어렵지만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을 올리면 최고의 타자니까 그 생각만 하고 지금까지 왔다. 홈런을 치다보니 타점은 (기록이) 따라온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기록이 말해주듯 이승엽은 찬스에 강한 타자였다. 늘 결정적 순간 한 방을 터트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불혹의 나이에도 클러치능력은 여전하다. 올 시즌 9경기에서 9타점을 올리며 건재함을 알렸다. 그러나 이승엽은 자신의 타격에 불만이 더 많다. 그는 “예전에는 찬스가 오면 마음먹은 대로 해결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안 그렇다”며 “지금이 최고가 아니지 않나. 정말 좋았던 때가 있었기 때문에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만족이 아니다. 만족해서도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승엽은 완벽하지만 더 완벽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 올 시즌도 타격 기술에 변화를 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매 경기, 매 타석 연습은 하고 있는데 완벽하지 않다. 편하지 않고 맞지 않는 새 옷을 입은 느낌”이라며 “날씨가 더워지고 계속 스윙을 하다보면 괜찮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타격 자세도 그렇고, 스윙도 맘에 안 들고, 회전을 이렇게 해볼까 생각도 하고, 배트가 처지면 안 되니까 그것도 고민한다”며 불평을 늘어놓기 바빴다. 그는 “지명타자니까 생각할 시간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며 웃었지만, 얼마나 치열하게 자신과 싸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남다른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이승엽은 팀에서 가장 먼저 야구장으로 출근하는 선수다. 낮 12시쯤 구장에 나와 웨이트트레이닝이나 러닝을 하면서 경기를 대비한다. 그는 “뛰기도 하고 웨이트트레이닝도 하지만 요즘은 치료를 많이 받고 있다”며 “지명타자로 나가서 체력 문제는 없는데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잘 쉬려고 한다. 야구장에 일찍 나오는 이유는 구장에 나와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당대 최고의 타자다. 그러나 그가 진짜 대단한 이유는 최고의 자리에서도 만족하지 않고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최고를 향한 그의 도전이 더 아름답다.

대구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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