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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與의 심장… 대구 4곳서 패배

입력 | 2016-04-14 03:00:00

[與 수도권 참패/4·13 총선]
최경환, 경북 석권에도 입지 타격… 유승민 승리했지만 ‘나홀로 생환’




새누리당이 ‘대구 사수’에 실패했다. 공천 파동에 따른 여권 성향의 무소속 후보들뿐만 아니라 야권 후보들이 당선되면서 새누리당은 12석 중 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새누리당이 정통 야권 후보에게 대구를 내준 것은 1985년 12대 총선 이후 31년 만에 처음이다.

일단 ‘진박(진짜 친박)’ 후보인 정종섭(동갑) 추경호(달성) 곽상도(중-남) 정태옥(북갑) 곽대훈 후보(달서갑)와 함께 현역 의원인 조원진(달서병) 윤재옥(달서을) 김상훈 의원(서) 등 8명이 당선됐다. 하지만 동을, 북을, 수성갑, 수성을 등 나머지 지역구 4곳에서는 무소속 또는 야권 후보가 승리했다. 우선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유승민 의원(동을), 주호영 의원(수성을)이 동반 당선됐다. 여기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당선자(수성갑)와 더민주당에서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 홍의락 당선자(북을)가 승리해 대구에서 친박(친박근혜) 벨트를 구축해 안정적 국정 운영의 동력을 유지하려는 친박계의 구상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친박계 신(新)좌장인 최경환 의원에게 이 같은 결과는 반쪽짜리 승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진박 후보들의 당선으로 여권 내부의 무소속 돌풍은 잠재웠지만 4곳에서 무소속 또는 더민주당 후보에게 쓰라린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다만 경북에선 무소속 바람을 잠재우며 새누리당이 13석을 석권하는 데 기여했다.

당내에서 최 의원은 새누리당의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선 총선 민심을 반영해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와 동반 책임을 지고 있는 당 주류가 전면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최 의원은 13일 “전체 선거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왔다”며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 반성할 일은 반성하고 개선할 점이 있으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누리당의 무공천으로 사실상 당선이 예상된 유 의원은 류성걸(동갑), 권은희 후보(북갑)와 함께 무소속 바람을 일으켰지만 혼자 생환하면서 정치적으로 고립무원의 상황에 놓였다. 유 의원은 “보수 개혁이라는 국민 여망에 새누리당이 부응하지 못했다”며 “당을 어떻게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 조만간 당내에선 유 의원의 복당 여부를 놓고 불가론을 내세우는 친박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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