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3당체제로/4·13 총선] 충북 8곳중 절반이상 확보 ‘판정승’… 대전-세종-충남선 더민주와 경합
충청 표심은 이번에도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다. 20년 만에 ‘충청 정당’ 없이 치러진 4·13총선에선 누가 ‘중원(中原)’을 차지할지에 관심이 높았다. 이날 오후 10시 반 현재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27개 지역구에서 새누리당은 16곳, 더불어민주당은 9곳에서 각각 앞서고 있다. 충청권에선 승자도, 패자도 없는 셈이다.
충청권의 ‘대표 지역구’로 꼽히는 세종에는 친노(친노무현) 좌장인 무소속 이해찬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후보는 더민주당에서 공천 배제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세종은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라는 이번 총선의 집약판이었다. 대통령경호실 차장을 지낸 새누리당 박종준 후보가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현직 의원의 벽이 만만치 않았다.
대전에선 더민주당이 7곳 중 4곳에서 앞서고 있다. 19대 국회에선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이 3석씩 분점했다. 하지만 이번에 신설된 유성갑에서 더민주당 조승래 후보가 새누리당 진동규 후보를 누르며 더민주당으로 균형추가 다소 기울어졌다.
이른바 ‘반기문 벨트’로 불리는 충북 8개 지역구에서는 새누리당이 7곳에서 앞서며 더민주당에 판정승을 거뒀다. 충북 음성 출신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앞세운 ‘충청 대망론’으로 불을 지핀 효과를 본 셈이다. 더민주당 현역 의원 3명이 충북에 출마했지만 청주흥덕의 도종환 후보만 살아남았다. 당초 새누리당은 1996년 15대 총선 이후 처음으로 충청권에서 ‘마의 20석’을 넘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여야 어느 쪽도 20석 고지를 넘지 못해 충청권에선 2017년 대선까지 치열한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