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3 총선]
친정 떠난 여야 중진 희비교차… 진영 ‘야권 정치인’ 인생 2막
조경태 ‘여권 히든카드’ 급부상
4·13총선 공천 결과에 불만을 품고 친정을 떠난 여야 중진 의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낙선한 중진 의원들은 사실상 정계 은퇴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지만 기사회생한 의원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됐다.
이명박(MB) 정부의 실세 중 한 명이었던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은 새누리당 탈당 후 무소속 후보로 6선에 도전했지만 낙선하면서 막다른 길에 내몰렸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새누리당 내에서 존재감이 없던 친이(친이명박)계도 이 의원의 낙선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이 의원은 낙선으로 새누리당 복당 의미도 없어져 19대 임기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정계 은퇴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친노(친노무현) 좌장이었던 이해찬 의원(세종)은 7선 도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부활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권에서 완패하면서 위기를 맞은 만큼 이 의원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친문(친문재인) 진영이 이 의원을 컷오프(공천 배제)시키며 공개적인 결별을 선언했지만 친노 진영에 영향력을 지닌 이 의원의 입김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두고 내홍을 겪을 수도 있다.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더민주당 후보로 4선 도전에 나섰던 진영 의원(서울 용산)도 새누리당 황춘자 후보를 꺾어 ‘야권 정치인’으로서의 정치 2막을 시작할 기회를 갖게 됐다. 다만 진 의원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따라 야당 내에 자신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지만 동시에 야권 비주류 의원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더민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의원(부산 사하을)은 4선이 확실시된다. 그는 기존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계파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아 양 진영 모두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은 차기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