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롯데챔피언십 14일 개막
골퍼라면 누구나 잊지 못할 홀 하나 정도는 있기 마련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세영은 미국 하와이 주 코올리나 골프클럽 18번홀(파4)을 영원히 기억할지 모른다. 지난해 이 골프장에서 열린 롯데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 18번홀에서 그는 티샷을 물에 빠뜨렸으나 극적인 칩인 파를 낚아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뒤 다시 18번홀에서 154야드를 남기고 기적 같은 샷 이글을 기록해 당시 세계 1위였던 박인비를 제치고 우승했다.
1년 만에 다시 같은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이번 주 그 현장을 찾은 김세영은 자신의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2015 롯데챔피언십 우승자 김세영. 행운의 샷 154’라고 새겨진 석판을 발견하고는 뿌듯하기만 했다. 골프장 측은 이 기념물을 김세영이 이글을 낚은 18번홀 페어웨이에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개막하는 이번 대회에서 김세영은 타이틀 방어를 노리고 있다. 시즌 초반 한 차례 우승을 포함해 꾸준히 톱10에 드는 상승세를 타며 상금 3위에 올라 있는 김세영은 최근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컷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예전 기록을 살펴보면 김세영은 부진한 뒤 바로 다음 대회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적이 많았다. 지난해 거둔 LPGA투어 첫 승도 바로 컷 탈락 다음 대회에서 나왔다.
세계 랭킹 5위 김세영은 1, 2라운드를 세계 1위 리디아 고, 세계 3위 렉시 톰프슨과 같은 조에서 맞붙는다. 리디아 고는 최근 KIA클래식과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2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오르며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기록 제조기로 유명한 리디아 고가 이번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안으면 2013년 박인비 이후 3년 만에 3회 연속 우승을 이룬다. 이 역시 달성하면 최연소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준우승자인 박인비와 김효주 전인지, 하와이 출신 재미교포로 2014년 우승자인 미셸 위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지난해 롯데마트오픈에서 우승한 장수연과 한국 국가대표 최혜진(학산여고)도 초청장을 받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