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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애지중지하던 유럽파에 경고

입력 | 2016-04-14 03:00:00

“6개월 이상 벤치에 앉아만 있는 선수, 대표팀 발탁 어렵다”
“7~8월 유럽축구 이적시장에서 임대 이적 등 뛸 방안 찾아라” 주문
“유럽파 행보 따라 선수단 구성 변화” 올림픽대표-K리거로 공백대체 시사




“6개월 이상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를 대표팀에 발탁하기는 어렵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62·사진)이 그동안 ‘대표팀의 기둥’으로 치켜세웠던 유럽파 선수들에게 경고장을 던졌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 추첨을 마치고 13일 귀국한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파들이 소속 팀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서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은 7, 8월에 열리는 유럽 이적시장에서 변화를 꾀해 경기를 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을 고민에 빠지게 만든 선수들은 수비수인 박주호(도르트문트)와 김진수(호펜하임), 미드필더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 등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최근 2개월 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실전 감각이 떨어졌다. 슈틸리케 감독이 ‘6개월’이라는 기간을 언급한 것은 중국과의 최종예선 1차전(9월 1일) 전까지 임대 이적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릴 방안을 찾으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 2차 예선 때는 경기력이 떨어진 유럽파에게도 대표팀에 합류할 기회를 줬다. 2차 예선이 치러진 지난해 8월에도 이청용, 손흥민(토트넘) 등 일부 유럽파가 부상과 주전 경쟁 난항 등으로 부진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들을 대표팀에 불러들였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파의 능력을 믿고 있다. 부진한 선수들이 대표팀을 ‘집’으로 생각하고 성장의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파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는 아니었다. 대표팀 발탁에 따른 ‘조건’이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파들이 2차 예선이 재개되는 2016년 3월에는 좋은 몸 상태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은 소속 팀에서의 결장이 계속되면서 3월 열린 레바논과의 2차 예선, 태국과의 친선전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최종예선을 앞둔 슈틸리케 감독은 과거의 성과와 수준 높은 리그 소속 선수라는 이유만으로는 더 이상 태극마크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유럽파에게 전달하는 강수를 뒀다.

슈틸리케 감독은 일부 유럽파가 끝내 부활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젊은 피’(올림픽 대표팀 선수)와 ‘새 얼굴’(K리거)을 중용해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파의 행보에 따라 선수단 구성이 변화할 수 있다. 경기에 뛰지 못하는 유럽파의 포지션마다 대체 선수를 살펴볼 것이다”라면서 “올림픽 대표팀 선수 중 어떤 선수가 월드컵 대표팀에 올라올 수 있는지 면밀히 확인할 것이다. K리그 경기도 많은 경기를 보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