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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의 질곡에서 분투한 평범한 아버지의 삶 추적

입력 | 2016-04-14 03:00:00

김창희 통의도시연구소 이사, ‘아버지를 찾아서’ 에세이 펴내




“세상의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성공’의 기록을 단 한 가지도 남기지 못한 아버지이지만, 그럼에도 그런 분투 과정을 이어가는 모습이 오히려 존경스럽게 다가왔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김창희 통의도시연구소 이사(58)가 펴낸 ‘아버지를 찾아서’(한울)는 제목 그대로 아버지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에세이다. 낡은 상자에서 아버지의 필름 꾸러미와 수첩을 발견한 저자가 이를 계기로 아버지를 기억할 만한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적는 것이 오랜 직업이었지만, 그가 이번에는 ‘남 얘기’가 아니라 자신의 아버지의 얘기를 좇았다.

저자가 아홉 살 때 세상을 떠난 아버지 김필목 씨는 44년의 짧은 생애를 보냈다. 아버지가 생애를 보낸 만주와 평양, 통영, 서울 중 저자가 마음을 둔 곳은 통영이다. 아버지가 직업을 가졌고 결혼을 했고 첫아이를 얻은 곳이다. 저자는 충무공 동상, 강구항 등 통영을 담은 아버지의 필름 사진을 한 장씩 독자에게 보여주며 지인에게서 들은 아버지를 풀어놓는다.

개인의 삶을 추적해 가는 중에 일제강점기와 광복, 6·25전쟁, 자유당 정권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현대사가 함께 엮인다. 겉으론 지극히 평범했지만 주변의 육성을 통해 조각조각 맞춰진 아버지는 존엄을 지키기 위해 분투한 이였다. 저자는 이를 단정하고 차분한 기록으로 보여준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