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123석 이끈 더민주 김종인 “대권도전 단정 안 해…文 호남行, 영향 별로”

입력 | 2016-04-14 09:56:00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동아일보 DB

더불어민주당의 20대 총선을 진두지휘하며 수도권 압승과 부산·경남(PK)의 깜짝 선전을 이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4일 당초 70석 예상에 대해 “엄살 좀 피운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가 호남권에서 단 3석만을 차지한 것에 대해서는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 자체가 호남 민심을 달래는 데에는 별로 효과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총선 전 ‘70석 예상’ 발언에 대해 “선거기간 동안에는 이렇게 엄살을 피워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더민주는 13일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123석을 확보하며 12년 만에 제1당에 등극했다. 122석을 얻은 새누리당과 1석 차이다. 국민의당과 정의당 의석을 합치면 야당이 과반을 넘어 국회는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로 바뀌었다.

김 대표는 이 정도 의석수를 내심 예상했냐는 질문에 “107석을 넘지 못하면 제가 모든 걸 물리치고 떠날 거라고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한 110석쯤 되지 않겠나’ 생각을 했다”며 “그런데 예상보다 좀 많이 나온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총선 승리의 결정적 요인에 대해 “수도권 유권자들, 특히 서울 유권자들의 표심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경제운영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려면 우리가 지금 정체된 경제상황에서 벗어날 수가 없으니까 서울시 유권자들이 ‘그걸 이번에 꼭 실현시켜달라’ 이렇게 많이 호소를 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남 참패에 대해서는 “돌아선 민심이라는 게 금방 돌릴 수가 없다. 제가 (더민주에) 들어간 다음 돌아서는 듯 하더니, 불미스러운 일이 있고 나서 다시 돌아가 버리면서 그게 결국은 돌아오지 않은 것”이라며 비례대표 후보 공천 당시 중앙위 파행을 언급했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행(行) 효과에 대해 “문 전 대표가 호남에 꼭 가고 싶어 했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했던 것이지, 그 자체에 별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며 “그거 자체(호남행)가 호남 민심을 달래는 데는 별로 효과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대선 불출마와 정계 은퇴까지 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서는 “문 전 대표가 배수진을 친 것 같은데 그 다음 상황이 별로 아무런 결과를 갖추지 못했기(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제가 따로 얘기할 성격이 아닌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문 전 대표가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져야하느냐는 질문에도 “그거야 내가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이라며 “본인 생각이 어떠한 지에 달려있는 것이지, 제3자가 그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초 180석까지 예상했던 새누리당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이유에 대해 “국민의 마음을 못 읽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의)공천 파동이 약간의 영향은 있는지는 모르지만 근본적으로는 민심 자체가 새누리당의 현재 국가 운영 상태에 대해 별로 그렇게 호감을 갖지 않은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라며 “지난 3년 간 경제 정책만 보더라도 거의 성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불가피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레임덕이라기보다는 민심을 파악을 했으니까 민심의 향대가 어디 있다는 걸 인식을 하시고 방향을 조금 선회를 해 국민의 성난 민심을 달래주시는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대선과 관해서는 “더민주는 과거 어떤 지역에만 의존하는 것 같은 정당이었는데 이번 선거에서 실질적인 전국정당화를 했다”며 “대선을 위해서는 호남뿐 아니라 전국 권역에 보답하는 노력을 경주해 민심이 더민주에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추후 당 대표 도전 여부와 관련한 거듭된 질문에 “제가 사실은 처음부터 여기 올 때 수권정당으로 만들어 이 당이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 노력은 제가 계속해서 할 것”이라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전당대회는 앞으로 시간이 좀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어떤 지도체제가 될 것이냐, 누가 맡을 것이냐 논의가 많이 될 것”이라며 “그 때 가서 볼 사항이지, 미리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하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는 말에는 “그거야 모르죠”라며 “사람이 자기 미래에 대해 너무 확정을 해 이야기하면, 뒷말이 따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그런 이야기에 대해 단정은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