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 자연농원
에버랜드의 시작은 숲 가꾸기였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자서전인 ‘호암자전’에 따르면 이 창업주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유난히 헐벗은 산야가 안타까워’ 숲 가꾸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1968년 시작한 나무 심기가 1976년 4월 17일 에버랜드의 전신인 용인 자연농원 설립으로 이어졌다.
국내 최초의 테마파크인 에버랜드가 17일 개장 40주년을 맞는다.사진은 에버랜드 내 정원인 ‘포시즌스 가든’에 케이크 모양의 봄꽃 조형물과 함께 개장 40주년을 알리는 상징물이 걸린 모습.에버랜드 제공
○ 국내 1호 레저 시설
에버랜드의 레저 시설물 중에는 ‘국내 1호’가 많다. ‘사파리월드’는 개장과 함께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동물들을 넓은 공간에 방사하고 사람들이 자동차로 관람하는 시설은 당시 화제가 됐다. ‘캐리비안 베이’ 역시 국내 1호 워터파크다. 인공 해변과 파도, 물놀이 시설 등을 갖춘 캐리비안 베이는 1996년 개장했다. 이후 국내에 잇따라 개장한 워터파크의 효시가 됐다. 이에 앞서 에버랜드는 1985년 국내 첫 꽃 축제인 ‘장미 축제’를 시작했다. 이후 ‘튤립 축제’(1992년) ‘국화 축제’(1993년) 등도 열고 있다.
눈썰매장(1988년) 야간 개장(1985년) 등도 국내에서 에버랜드가 처음 시도했다. 고정민 홍익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에버랜드는 관람객 정체 등의 위기를 맞을 때마다 새로운 투자로 이를 돌파했다”며 “여기에 놀이시설과 자연이 어우러진 특성 덕택에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최초의 테마파크인 에버랜드가 17일 개장 40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21일부터 일반에 공개되는 판다 ‘러바오’. 에버랜드 제공
에버랜드는 1994년에도 밍밍(수컷)과 리리(암컷) 등 판다 한 쌍을 중국에서 반입했다. 하지만 한국의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중국 정부와의 협의하에 반환했다. 국가적으로 ‘외화 유출’에 민감하던 당시 매년 100만 달러(약 11억1400만 원)씩 중국에 지급하는 판다보호기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컸다.
지금도 판다는 돈이 많이 드는 동물이다. 보호기금 외에 먹이인 대나무 비용과 시설 유지비 등을 합쳐 한 쌍을 유지하는 데 연간 15억 원 정도가 든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우여곡절 끝에 판다를 다시 들여온 만큼 이번에는 에버랜드의 상징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새로운 도전
지난해 에버랜드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약 30만 명. 전체 입장객 수(약 885만 명)의 3.4% 수준이지만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수가 매년 늘었던 만큼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개장은 앞으로 위협이 될 수 있다. 한국인 고객의 해외 유출 역시 가시화할 수 있다.
여기에 유니버설, MGM 등 글로벌 영화사가 국내에 테마파크를 설립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는 것도 에버랜드에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 입장객 수 기준으로 2000년대 중반 세계 10위권이던 에버랜드는 대형 글로벌 테마파크들이 다른 나라에 속속 설립되면서 최근 15위권까지 밀렸다.
김승준 수원대 호텔관광학부 교수는 “최근 자체 콘텐츠를 지닌 디즈니, 유니버설 등으로 테마파크 방문객이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에버랜드 역시 해외 관광객을 유인할 콘텐츠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