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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애환 서린 ‘부산 원도심’ 명소로 바뀐다

입력 | 2016-04-15 03:00:00

사하구 ‘마을미술프로젝트’ 본격화… 도시재생사업으로 관광객들 유치
임시수도 정부청사-대통령관저 등… ‘피란수도 부산 야행’ 프로그램 진행




6·25전쟁 당시 애환이 서린 부산의 원(原)도심 지역이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명소로 변신한다.

사하구 감천2동 전통시장과 태극도 본부가 있는 아랫마을에 마을 미술 프로젝트 사업이 시작된다. 이곳은 국내 도시 재생 사업의 롤 모델로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감천문화마을의 출입구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곳이다.

사하구는 10월 말까지 2억 원을 투입해 예술 작품 12점을 설치한다. 이 가운데 4점은 전통시장의 빈 점포에 설치된다. 옛 소금가게는 ‘감천황토소금상회’로, 생선가게는 ‘날라리 생선가게’로 변신해 포토존으로 꾸민다. 시장 통로에는 ‘행복을 담은 장바구니’와 ‘무시(무)’를 형상화한 작품을 설치해 관광객의 동선을 유도한다. 감천문화마을에는 2009년과 2012년 두 차례 미술 프로젝트 사업이 진행돼 작품 44점이 설치돼 있다.

사하구는 최근 감천문화마을의 이야기를 묶은 ‘골목에서 시작된 기적-감천문화마을을 스토리텔링하다’는 책을 펴냈다. 1950년대부터 도시 재생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17가구가 공동으로 사는 기차 판잣집과 밴드 장미여관의 보컬인 육중완 씨를 비롯한 감천 출신 인물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 명물이 된 어린 왕자와 사막여우, 전통신발 제작 전문가인 화혜장, 주민이 이뤄 가고 있는 마을기업 이야기 등이 감칠맛 나게 실렸다.

서구 천마산로 남부민1동 목화빌라 근처 산복도로에는 최근 부산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누리바라기’가 들어섰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부산항 일대의 야경은 보석을 뿌린 듯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부산항대교의 조명은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아름답다. 전망대 이름은 ‘세상’을 뜻하는 ‘누리’와 ‘바라보다’라는 뜻의 ‘바라기’를 합해 만들었다. 천마산의 유래인 하늘에서 내려온 용마(龍馬)를 형상화한 출입문도 볼 거리다.

임시 수도 정부청사(현 동아대 석당박물관)와 대통령 관저(현 임시수도기념관) 등 피란 수도의 흔적이 남아 있는 서구 일대에는 ‘피란 수도 부산 야행(夜行)’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산복도로와 국제시장, 부평깡통시장, 영도다리 등이 있고 피란민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다. 6∼12월에 진행될 프로그램은 피란민촌의 야행과 야경, 야로, 야사, 야설, 야식, 야숙 등을 주제로 색다르게 운영된다.

또 서구와 동아대 석당박물관은 11월까지 이 일대 근대문화유산에 담긴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생생문화재 사업’도 추진한다. 프로그램은 ‘부산 모던 타임스, 그 시절 이야기’를 주제로 ‘임시 수도 부산 1023일간의 이야기’, ‘신나는 토요 체험 학습’, ‘석당박물관이 간다’ 등 9가지가 운영된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