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환 9단 ● 조한승 9단 도전 5번기 3국 11 보(171∼200)
상변에서 굉장히 큰 패가 났다. 흑으로선 잡힌 돌을 활용한 패인 만큼 부담이 없는 꽃놀이 패 같지만 현재 형세에선 흑이 이 패를 통해 상당한 이득을 봐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외려 흑의 부담이 큰 패다. 팻감마저 백이 적지 않아 역전의 실마리를 찾기 쉽지 않다.
백 74, 80의 팻감이 백으로선 보배 같은 존재. 흑은 참고도 1로 두는 절대팻감이 있긴 하다. 이 팻감을 쓰면 흑은 패를 이길 순 있는데 백은 6으로 다시 패를 하는 수가 있다. 그래서 백 8의 팻감이 또 한 번 나오고 여기서 흑이 외면하면 백 12까지 상변 흑이 잡혀 별무신통이다.(흑 5=○)
그래서 흑 83의 팻감이 등장했지만 박정환 9단은 차분히 남은 시간을 거의 소비하며 형세 판단을 한 뒤 패를 해소한다. 흑 85 이하 좌상 중앙 백 집이 깨져도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것. 예상대로 좌상 중앙 백 집은 무너졌지만 백 92가 호수여서 손해를 상당히 만회했다. 백 200이 놓이자 덤을 내기 힘든 흑이 돌을 던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