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4·13표심/새누리]“잘못된 공천 많아” 전략공천 겨냥… “친박이 공격? 스스로 깎아먹는 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4·13총선 당일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서 링거를 맞으며 하루를 보낸 뒤 14일 오전 병원을 나섰다. 이날 면도를 못한 김 대표의 얼굴은 총선 유세 강행군 때문인지 초췌해 보였다. 그러곤 자택이 들렀다가 몇 시간 뒤 정장 차림으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모든 책임은 내가 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전날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640일 만에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는 선언이었다.
이날 공식 사퇴를 선언한 직후 김 대표는 국회 본관에서 의원회관으로 향했다. 그는 동행하던 기자에게 “총선에서 이렇게 크게 질 줄은 몰랐다. 그동안 썩고 곪았던 게 터진 거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총선 패배는 당청 갈등과 계파 대립, 공천 파동 등에 따른 예고된 참사였다는 의미로 들렸다.
그는 “이제는 당사에 가서 남은 업무만 처리하고 내 흔적은 지우고 나오려고 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제1당이 뒤바뀔 정도로 크게 질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날 김 대표는 당사와 국회 당 대표실에 있던 자신의 짐을 모두 의원회관으로 옮겼다. 저녁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합의하고 당 대표로서의 마지막 당무를 마무리했다.
김 대표는 공천 파동을 일으킨 친박(친박근혜)계의 패배 책임론에 대해 “친박계가 나를 공격할 수 있지만 그건 자기들 스스로를 깎아먹는 일”이라며 “지금은 민심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해야 할 때”라고 했다. 국민의당의 선전에 대해선 “(여야) 양당에 실망한 표들이 거기로 가버린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국민의당에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여권 내에 뚜렷한 차기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이라 김 대표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그의 정치적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