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교장 사전승인 등 조사… 교육청에 징계 등 엄중조치 요구”
사용이 금지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자체 제작 교과서로 세월호 계기교육을 한 사례가 처음 드러나 교육부가 조사 중인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경기 지역 한 고교의 K 교사는 7일 2학년 학생들에게 전교조가 발간한 ‘기억과 진실을 향한 416 교과서’(중등용)를 복사해 나눠주고 계기교육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을 괴물로 비유해 파문이 일었던 ‘416 교과서’ 활용을 이유로 교육부가 징계를 요구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고교 학생들은 ‘내가 구조 총책임자라면 어떤 방법으로 승객을 구조했을까’처럼 416 교과서에 나온 토의 문제를 토대로 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학생들은 “박근혜 대통령님 말만 그럴싸하게 대충 둘러대지 말아주시고 국민에게 좀 더 신경써주세요” 등의 이야기를 K 교사가 만든 약속카드에 적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K 교사가 416 교과서로 계기교육을 한 사실은 14일 한 인터넷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교육부는 익명으로 나온 학교와 해당 교사에 대해 파악한 뒤 경기도교육청에 경위 조사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은 15일 해당 학교로 나가 어떻게 계기교육이 이뤄졌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계기교육에 사용한 416 교과서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받았는지, 교육부가 고시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학교장이 계기교육을 사전 승인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