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TOPIC / Splash News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국경에 위치한 그리스 이도메니 지역에서 난민들과 마케도니아 경찰들이 충돌해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지난 10일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이 보도했다.
그리스에서 발이 묶인 난민들이 서유럽으로 갈 수 있도록 마케도니아 국경을 열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서자, 마케도니아 경찰들이 화학물질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하며 대규모 충돌이 발생한 것.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의료 자선단체 ‘국경 없는 의사회(MSF)’는 “난민 300여 명 이상이 부상을 당해 치료를 받았는데, 30명 이상은 고무탄에 의해서 부상당했고 일부는 상처 난 부위가 찢어지기도 했다. 또 최루가스에 의해 호흡곤란을 겪은 환자가 200명 정도이며 이중 여성과 아동들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리스는 마케도니아의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지오르고스 키리치스 그리스 정부 난민위원회의 대변인은 “마케도니아 경찰이 취약한 난민을 향해 최루탄과 화학물질 등을 무분별하게 사용했다. 난민에게 위험한 방식의 공권력을 사용하는 것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마케도니아는 “그리스 경찰들은 난민들이 국경 개방을 요구하며 폭력적으로 행동함에도 지켜만 봤을 뿐 개입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또 마케도니아는 고무총탄 사용 등은 부정했고 최루가스 사용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근 마케도니아를 비롯한 발칸반도 국가들이 난민 이동을 가로막으면서 현재 그리스에는 5만 명 이상의 난민들이 오도 가도 못한 채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이 가운데 약 1만 1200여 명이 이도메니 난민촌에 천막을 치며 머물고 있다. 이는 지난달 타결된 EU(유럽연합)와 터키 간 최종 합의에 따라 난민들이 그리스에 갇히거나 터키로 돌려보내지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hj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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