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이는 北 전시관 2015년 10월 15일 중국 단둥에서 100년 만에 부활한 북-중자유무역구(호시 무역구) 개소식에 맞춰 개막한 ‘제4회 북-중 경제무역관광박람회’의 북한 전시관 모습. 천장에는 인공기가 걸려 있다. 단둥=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이 대북제재에 동참키로 해 북·중 무역이 위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활발한 위장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오히려 전보다 늘고 있다는 현지 소식통의 증언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5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따를 것을 약속한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광물과 석탄 수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편법을 동원한 북한의 대중국 광물 수출은 오히려 늘었다고 전했다.
RFA는 북중 합작회사인 ‘혜중광업합영회사’를 통해 여전히 중국에 광물을 수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북한 혜산청년광산과 중국 완샹유한공사가 공동 설립한 회사로, 중국측이 5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는 “북한의 광물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선포한 중국이 ‘혜중광업합영회사’가 거래하는 광물은 예외로 인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여기서 얻어진 수입금은 김정은의 개인금고라고 봐도 무방한 노동당 재정경리부에 넘겨지는 것으로 안다”며 “양강도의 풍부한 광물들이 계속 중국에 수출된다면 대북제재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런가하면, 다른 북한 무역기관들은 중국이 일반(생계형)무역을 허용하고 있는 것을 이용해 출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소식통은 “북한 무역기관들이 대북제제를 피해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수출입 대금을 물물교환 방식으로 결제하면 대북제재로 인한 제약이 따르지 않는다”며 “실제로 수출물량에는 변화가 없으며 오히려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라고 RFA에 밝혔다.
그는 중국 당국이 개인 간 무역을 생계형 무역으로 규정, 거래품목이나 결제 내용을 간섭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은 무역기관들을 개인업자로 위장해 중국과 거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북한정부 차원의 위장 무역 근거로 “북한 당국이 대북제재 시행 이후, 개인장사꾼들의 중국 방문 횟수와 거래량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요즘 중국으로 나가는 개인장사꾼들의 물동량이 늘었다”며 “한 때 중국 해관의 검열이 강화된 적이 있으나 요즘 개인장사꾼들은 간단히 통관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대북제재 실행 이후 무역기관들이 하던 생필품 수입을 개인장사꾼에게 맡기는 바람에 생필품 종류의 통관이 늘었다”고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