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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독재자에 빼앗긴 자유, 되찾을 수 있을까요?

입력 | 2016-04-16 03:00:00

◇이제 모두 다 금지야!/아나 마리아 마샤두 지음/조제 카를루스 롤로 그림/장지영 옮김/64쪽·9500원·책속물고기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건 시간 낭비야. 내 의견이 아닌 모든 의견은 금지한다!”(12쪽)

“빨강 노랑 파랑 이런 색들이 뭐가 필요해, 시간 낭비야. 오늘부터 색깔을 금지한다!”(15쪽)

어느 시절, 어느 왕국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힘이 센 독재자가 등장해 모든 걸 금지하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도, 밤에 별을 보는 것도, 노래도, 색칠하기도, 생각하는 모든 일이 금지되었습니다. 그렇게 지루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균열은 나뭇잎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피부색이 다른 세 아이가 팔랑이는 나뭇잎을 따라 오다 서로 부딪친 겁니다. 각자 검정 분홍 구릿빛 피부를 가졌고, 또 각자 검정 파랑 갈색 눈을 가진 아이들이었죠. 아이들의 모습은 달랐지만 웃음은 같았습니다. 조잘조잘 이야기를 했고, 어울려 놀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야기가 퍼지고, 사람들은 새삼 깨달았죠.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생각과 기억, 의견을 갖고 있다는 것을요. 각자 주머니에, 벽장에, 기억 속에 가지고 있는 색깔들을 꺼내놓으면서 세상은 바뀌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독재자는 도망갔습니다.

1980년대 브라질이 겪은 이야기를 담은 동화입니다. 이야기는 간결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선명합니다. 자유와 권리가 무엇인지, 그것을 지키기 위해 감수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어느 못된 사람을 물리치는 동화로, 좀 큰 아이들에게는 부조리에 대한 우화로, 어른들에게는 자유에 대한 상징으로 읽힙니다.

작가는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찾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자신에게 부여된 자유와 권리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입니다.
 
김혜원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