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공격적 경영 예고… 퇴직연금-글로벌투자 등 내세워
‘옛 대우증권 인력이탈 방지’ 숙제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사진)이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국내 금융업계를 평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며 공격적 경영을 예고했다.
17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자기자본 7조 원대 ‘공룡 증권사’ 수장으로서 박 회장이 경영전략회의에서 처음 내놓은 성장의 키워드는 퇴직연금, 글로벌 자산배분, 자기자본 투자 등 3가지로 압축된다. 박 회장은 “현재 100조 원 수준인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10년 내에 400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다. 여기를 잡아야 증권사가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30∼40년 만에 골드만삭스가 성장한 건 신성장산업에 투자하는 적극성 때문”이라며 향후 자기자본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벤처산업 등 모험자본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어 일본 노무라증권의 사례를 언급하며 “한 점포에 200∼300명이 근무하며 다양한 상품을 취급한 사례가 있다”며 점포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해외 투자는 골드만삭스를, 국내 영업은 노무라증권을 모델로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병 효과를 높이려면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미래에셋의 문화를 이식하는 과정에서 ‘박현주식’ 경영에 반발하는 옛 대우증권 직원들을 달래 화학적 결합을 완성해야 한다. 이날 오후 2시 미래에셋대우 소속 직원 약 1000명이 서울 중구 미래에셋증권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박 회장이 일방적인 직원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합병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직원들의 불안을 빨리 해소하지 않으면 인력 이탈이 발생하고 합병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