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광물-노동자 착취 문제 일자… 사회적 책임 강조 ‘페어폰’ 나와
출시 한달만에 1만대 선주문… 수익전액 후속제품 개발에 투자

사용자들이 쉽게 운영체제나 부품을 바꿀 수 있도록 설계한 페어폰 제품. 페어폰 제공
이러한 악순환에 미국 정부가 제동을 걸었다. 콩고민주공 또는 그 인근 국가에서 채굴된 분쟁 광물을 제품에 사용하는 기업들이 이 사실을 명시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이 조치는 어떤 결과를 불러왔을까. 중국 창장(長江)경영대학원(CKGSB)이 발행하는 경영전문지 ‘CKGSB Knowledge’에 실린 페어폰(Fairphone) 사례를 번역한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98호(4월 1호) 기사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페어폰은 첫 번째 모델인 ‘페어폰1’을 출시했다. 각 기기의 가격은 325유로(약 42만 원)였는데, 이는 16GB(기가바이트) ‘아이폰6S’ 제품 가격의 절반 수준이었다. 놀랍게도 ‘페어폰1’은 출시된 지 한 달 만에 1만 대 선주문이라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페어폰은 현재 유럽에서만 판매되는데도 이미 6만 대 이상 팔렸다.
그렇다면 페어폰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이 사업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가 될 수 있을까. 이 회사의 직원이 현재 40명 수준이며 ‘페어폰1’의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은 ‘페어폰2’에 모두 재투자하는 바람에 수익을 많이 남긴 것은 아니다. 따라서 사업의 성공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이 사업 모델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초기에 페어폰은 하나의 캠페인으로 시작됐다. 페어폰은 분쟁 광물뿐 아니라 노동자들의 인권 보호 등 휴대전화 제조업 전반에 걸쳐 잘못된 관행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효과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페어폰은 공장 노동자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페어폰의 뮐란 뮈 프로젝트 매니저는 “공급 업체를 찾고 나면 직접 공장을 방문하는 등 해당 업체가 페어폰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지 가장 먼저 확인한다”고 말했다.
정리=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