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4·13표심/여당-청와대]

장택동·정치부
18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내놓을 메시지에 국민과 정치권의 이목이 쏠려 있다. 박 대통령 임기 하반기 정국 운영의 갈림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밝힐지는 박 대통령만이 안다. 박 대통령은 주요 발언의 원고를 마지막까지 직접 고쳐왔고, 사안이 중대할수록 수정의 폭이 커진다고 한다. “실제 발언을 보니 참모들이 올린 초안은 거의 안 남아있더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14일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에서 “새로운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15일 노르웨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노동개혁 의지를 강조한 대목에서 박 대통령의 의중을 짐작할 수 있다. 총선 패배에 대한 반성보다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데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박 대통령도 야당과 소통과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여기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끌려가면 남은 22개월의 임기 동안 정말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어려운 선택 앞에 서 있다. 어떤 해법을 내놓든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힘의 원천이 ‘국민 감동’이었다는 점을 되새겨봐야 한다. 2004년 ‘천막 당사’로 민심을 움직여 여당을 살렸고, 2012년 대선 후보 시절에는 5·16과 유신에 대해 반성하고 봉하마을을 방문하면서 중도층의 마음을 얻었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정치를 시작할 때, 이제부터는 내 삶은 나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라고 했던 결심만큼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은 지금 박 대통령의 변화와 쇄신을 원하고 있다. 이젠 박 대통령이 응답할 때다.
장택동 정치부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