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4·13표심/야당]

황형준·정치부
창당 한 달 만인 지난달 1일 반성문을 쓸 당시와는 사뭇 다른 표정이다. 당시 안 대표는 “새로운 모습을 약속드렸는데, 새롭지 않다는 비판 앞에 너무 아프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총선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호남의 압도적 지지로 38석을 얻었다.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도 분명 담겨 있다. 그럼에도 안 대표는 총선 다음 날에도 웃지 않았다. 정당투표에서 예상 밖의 선전을 했지만 호남 밖에선 자신을 포함해 단 2석밖에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며칠 새 분위기가 바뀐 모양새다. 국민의당에선 선거 결과에 대한 낙관적 분석과 주장 일색이다. 안 대표도 대권에 대한 얘기가 잦아졌다. 당장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그 말(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은 본인은 내년에 대권에 출마한다는 얘기”라며 “안 대표는 억지를 쓰더라도, 어떤 논리를 갖다 붙여대도 내년에 대권 출마해야겠다는 사람”이라고 했다.
한 달 전 안 대표는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아도, 호사가들의 안줏거리가 돼도, 언론의 조롱거리가 돼도, 여의도의 아웃사이더가 돼도, 소위 정치 9단의 비웃음거리가 돼도 아내는 ‘처음 시작할 때 그 마음만 변하지 않으면 괜찮다’고 말한다”고 했다. 대권 운운보다는 자신이 말한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초심으로 여야의 적대적 공존관계를 바꾸는 정책 대안 마련에 주력해야 할 때다.
황형준 정치부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