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고리’ 강진 도미노]14일 日-바누아투→15일 필리핀→16일 日→17일 에콰도르
전문가들 “환태평양조산대 불안”
환태평양조산대가 심상치 않다. 14일 일본 구마모토(熊本)와 남태평양의 바누아투공화국에서 각각 규모 6.5와 6.4의 강진이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15일 필리핀 민다나오(규모 5.9), 16일 구마모토(규모 7.3), 17일 에콰도르 에스메랄다스(규모 7.8) 등으로 연일 강진이 이어지고 있다.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에서도 17일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일본 동남아 뉴질랜드와 북미 남미의 해안 지역 등을 잇는 고리 모양의 환태평양조산대는 지진이 자주 발생해 ‘불의 고리’로 불린다. 전 세계 지진의 80∼90%가 이곳에서 일어난다. 과학자들은 잦아진 지진이 더 강력한 지진의 전조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선 2011년 동일본 대지진 같은 초대형 지진이 일어날 것을 걱정한다. 14일 구마모토에서 시작된 지진은 16일 구마모토 현 동북부 아소(阿蘇) 지역과 규슈 동부의 오이타(大分) 현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진이 확산하는 방향으로는 오사카(大阪) 부에서 시코쿠(四國)까지 걸친 ‘중앙구조선 단층대’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지진 전문가들은 일련의 지진으로 중앙구조선 단층대가 자극받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16일 아침에는 한 달간 활동을 중지했던 세계 최대 활화산 아소 산이 분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 기상청은 지진과는 직접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불의 고리’에 자리한 남미 에콰도르는 1979년 이후 가장 큰 규모 7.8의 강진이 16일 태평양 해안 지점을 강타하면서 나라 전체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진원지에서 가까운 인구 4만 명의 도시인 페데르날레스의 가브리엘 알시바르 시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도시 전체가 무너졌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국가 비상사태 선포에도 혼란을 틈타 곳곳에서 약탈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 진원지 인근 에스메랄다스 지역의 정유 시설은 지진 이후 가동을 멈췄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 이세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