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6.8% 떨어져 40달러선 붕괴
17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앞줄 가운데)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산유국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도하=신화 뉴시스
국제유가가 이처럼 급격히 떨어진 것은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주요 산유국 회의에서 석유 생산량 동결 합의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을 포함한 18개 주요 석유 생산 국가는 산유량 동결을 두고 회의를 벌였지만 끝내 합의에 실패했다. 사우디는 이란이 석유 생산량 동결에 동참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버텼다. 반면 이란은 경제제재 이전 수준의 석유 수출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석유 생산량을 계속해서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 합의문 초안은 마련… 추후 공조 가능성 높아 ▼
다만 이번과 같은 국제유가 급락세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불참으로 석유 생산량 동결 합의에는 실패했지만 산유국들이 감산이나 동결이 절실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이미 생산량 동결을 위한 합의문 초안까지 마련했다는 것은 앞으로 정책적 공조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석유제품 수요가 가장 많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유가 급락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손재현 대우증권 글로벌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은 “운송 수요가 많은 여름철을 앞두고 석유 공급 과잉이 다소 해소될 수 있어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량 동결에 합의하더라도 석유 가격이 폭등하는 등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는 14일 발간한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추후에 주요 산유국들이 석유 생산 동결에 합의하더라도 석유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석유 생산량이 차고 넘치는 수준인데, 감산이 아닌 동결로는 현재의 공급 과잉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세종=신민기 minki@donga.com / 한정연 기자